케냐 대법원, 대통령 발의 개헌안 "위헌" 최종 판결

케냐 대법원이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 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마르타 코오메 대법원장 등 7명의 재판관은 전날 다수 결정으로 "2020년 발의한 헌법 개정안은 불법"이라고 판결해 지난 2년간 이어진 법정 공방을 끝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헌법 257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은 대중들 사이에 헌법 개정이나 수정을 발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라일라 오딩가 야당 대표는 지난 2018년 대립 관계를 끝내고 극적으로 '악수'하면서 국가화합을 위한 개헌안인 소위 '다리 놓기 구상'(BBI)을 만들어 내고 국민투표에 부치려 했다.
케냐에서 빈번한 선거 폭력의 원인이 되는 승자독식 체제를 없애고 행정부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대통령을 연임한 케냐타가 3선에 나설 수 없게 되자 총리직을 새로 만들어 권력을 연장하려는 계책이라며 반발했다.

애초 케냐타는 윌리엄 루토 부통령을 후계자로 밀었지만, 오딩가와 화해하며 부통령과 관계가 틀어졌다.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케냐는 매번 선거 폭력을 겪는 가운데 지난 2007년 대선이 끝나고서 1천100명이 넘는 사람이 유혈 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수십 년간 케냐 주요 야당의 얼굴이었던 오딩가는 오는 8월 대선에 다섯 번째 도전한다.

대선은 현재 오딩가와 BBI 도입을 강력히 반대했던 루토 부통령의 양자 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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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