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털린 엑시인피니티…'게임코인' 투자해도 될까? [GO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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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에 털렸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디지털전략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해킹에 털렸다' 입니다.
혹시 돈 버는 게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Play to Earn' 이라고 해서 우리가 P2E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하면서 코인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말하는데요.
요즘 이런 P2E 게임이 각광받고 있는 상황인데 혹시 '엑시 인피니티' 아십니까?
엑시 인피니티, 게임 아닙니까?
엑시 인피니티는 베트남 개발사 '스카이 메이비스'가 2018년 출시한 P2E 게임인데요.
지난해 2월 기준 전 세계 일 이용자가 170만명에 달합니다.
이용자는 '엑시즈'라고 불리는 NFT 형태의 디지털 애완동물을 수집해 다른 엑시즈와 싸우고 양육하게 되는데요.
이 엑시즈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가상화폐를 벌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생계를 위해 이 게임을 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게임이 유명해지면서 외부 투자도 이어졌는데요.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가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회사로도 꼽히죠.
그럼 키워드 대로 이 게임이 해킹을 당한 건가요?
네, 무려 7,000억원이 넘는 해킹 피해를 당했는데요.
피해 규모는 현지시간 29일 기준 6억 2,500만 달러, 우리돈 약 7,573억 1,250만원 상당입니다.
특히 사건은 지난 23일 발생했지만
엑시 인피니티 개발사인 스카이 메이비스는 엿새 뒤인 29일 사용자들이
"이더리움이 출금되지 않는다"고 신고를 한 후에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는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거 아닙니까?
이번 해킹은 블록체인 자체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용자는 하나의 블록체인 생태계만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자는 이용자가 한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가상화폐를 보낼 수 있는 '크로스체인 브릿지'를 만드는데요.
이 브릿지에서 해킹을 당한 것을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엑시 인피니티 측이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버 부하를 낮추기 위해 보안 절차를 느슨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P2E 게임이 '돈 버는' 구조에 집착한 나머지
안전성 같은 다른 요소들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엑시 인피니티 코인 시세에는 영향이 없었나요?
네. 게임을 통해 유통되는 가상화폐 '엑시 인피니티'의 가격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엑시 인피니티는 지난해 11월 최고 20만원까지 올랐지만
코인 하락장으로 역풍을 맞아 3분의 1 가격으로 곤두박질 쳤었죠.
그러다 차기작 출시가 임박하자 최근 2주 새에 50% 넘게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아직까지 큰 낙폭을 보이진 않지만 투자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죠.
비트코인도 전날 8일 연속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엑시 인피니티의 해킹 사건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P2E 게임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게임 코인 투자에도 고민이 많겠습니다.
대체로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규모 업데이트 등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변수나 코인 수급 상황에 따라서 가격 변동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특히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는 지적도 현실적입니다.
따라서 오직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거나
관련 코인에 투자할 경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P2E 게임이 불법인 상황이죠?
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이던
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의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내린바 있습니다.
이번 엑시 인피니티의 해킹 사고로 P2E 시장의 확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후보 시절부터 안전성 등의 문제로
P2E 게임의 도입에 대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왔죠.
국내 게임사들이 P2E 게임 출시에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네. 국내에서는 P2E 게임이 원칙적으로 불법인 만큼 해외에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데요.
실제로 게임사들의 주총 핵심 키워드 역시 P2E 게임이었습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르4' 글로벌로 P2E 게임 열풍을 불러 일으킨 위메이드 역시
지배적인 P2E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크래프톤도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 진출을 공식화한 상황입니다.
P2E 게임을 막는 것이 국내 게임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번 해킹 사태가 '안전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만큼,
업계에서는 "환전 거래소 안전성, 피해보상 규정 등 안전망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