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클라우드·5G株…최고의 재테크는 적립식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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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경 머니로드쇼국내 대형은행 스타 프라이빗뱅커(PB)들은 지난 2일 한경 머니로드쇼에서 올해 높아진 변동성을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지만 국내외 주식 중 미래산업 관련 종목의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또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한 장기 분산 투자나 원·달러 환율 등락에 따른 차익거래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10억 이상 큰손들, 현금 줄이고 주식 늘려
방향성 예측 어려울 땐 ELS 투자가 대안
49세 이하 영리치, ETF·암호화폐 투자 확대
노후 준비엔 연금 필수, 높은 절세효과 기대
“예측 불가 장세에선 ELS가 효자”
최재산 신한은행 PWM여의도센터 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가 투자 수익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상승 폭과 속도만 과도하지 않다면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5세대(5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이나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수혜주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개별 종목 투자의 원금 손실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ELS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ELS는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라며 “올해처럼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에서 목돈을 운용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작년 한 해 부진했던 중국 주식을 조금씩 저가 분할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원자재 공급 이슈로 투자 상황이 좋지 않은 유럽 역시 길게 보면 유망할 수 있다”고 했다.박진석 하나은행 클럽원한남 PB센터장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들의 투자법을 공개했다.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현금 및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3%에서 작년 39%로 줄어들었지만 주식 비중은 25%에서 27%로 늘었다. 특히 49세 이하 ‘영리치’가 많은 ‘강남 부자’는 ‘강북 부자’에 비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암호화폐 보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부자들의 주식투자 기간은 평균 12년4개월이지만 금융자산 1억원 미만 대중 투자자는 5년4개월에 불과하다. 꾸준히 오랫동안 장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가장 스마트한 투자는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계속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라고 했다. 조팀장도 “한 달에 몇십만원씩,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회사 주식을 10년 정도 사 모은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해 보라”며 “초반에는 체감하기 어려워도 가격이 폭등하는 때를 몇 차례 지나가면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절세 가능한 연금 상품
이외에도 생애주기별 다양한 재테크 전략이 소개됐다. 공격적 투자도 필요하지만 절세 효과를 누리면서 장기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연금 상품은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 팀장은 “재테크 상품 중에 유일하게 높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연금”이라며 “소극적으로 두지 말고,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활용하거나 입금 예정 상품을 변경해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장기적으로 은퇴 자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 팀장은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는 연금”이라며 연금 종류별 핵심 포인트를 소개했다. 그는 “투자나 대출금 상환 등 마땅한 용처가 없다면 퇴직금을 굳이 일시금으로 받을 필요가 없다”며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30%)를 감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같은 의무 가입 연금 외에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 연금 수령 시 비과세되는 연금보험,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 등 다양한 개인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상속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유언대용 신탁도 유용하다는 평가다. 박 센터장은 “유언대용 신탁으로 생전에는 종합 자산관리를, 사후에는 자녀 간 분쟁 없이 상속을 마무리할 수 있다”며 “최근 미술품 구입과 보관, 매각 진행, 세금 납부 등 투자의 모든 과정을 담당해 주는 ‘아트 신탁’도 인기”라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추세를 볼 때 원·달러 환율도 곧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예상이다. 조 팀장은 “올 들어 환율이 오르긴 했지만, 한쪽 방향으로 계속 가기는 쉽지 않다”며 “환율이 내려올 때 외화 ELS에 투자하면 향후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효과도 볼 수 있어 적극 투자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인혁/정소람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