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풀무원·대상의 글로벌 진격…K식품도 성공스토리 쓴다

풀무원이 중국 베이징에 세계 최대 두부공장을 완공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연면적 1만2145㎡ 규모에 전자동 시스템을 갖춘 제2공장으로, 연간 두부 생산량이 기존 1500만 모에서 6000만 모로 늘었다. ‘두부 종주국’이라는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 만인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은 쾌거다.

풀무원 중국법인 푸메이둬(圃美多)의 매출 상승세는 눈부시다. 2019년 1억6600만위안에서 지난해 4억8600만위안으로 급증했다. 제2공장 가동과 함께 세운 2025년 매출 목표는 30억위안이다. 그동안 여러 제품을 혼류 생산하던 1공장에선 파스타와 만두 등에 집중하고, 2공장은 두부만 생산해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한국 식품기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대상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연간 2000t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에 세워진 첫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이자 아시아권을 벗어난 첫 해외 공장이다. 대상은 LA공장을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아 미국은 물론 유럽과 북미, 대양주 등의 김치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사업 부문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운 김치, 만두 등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한식재단을 설립해 추진한 정부 주도형 ‘한식 세계화’는 소리만 요란했을 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신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은 ‘시장주도형’ 한식 세계화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이를 이끄는 주역이다.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가 한국 라면 수출을 이끌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양은 도시락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식이다.

K콘텐츠에서 비롯한 세계인의 관심을 한식의 세계화로 확장하려면 산업화가 필수다. 한식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졌으나 가짓수가 많은 반찬 문화와 손이 많이 가는 조리법은 접근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조리법의 단순화와 현지화, 상품화를 통해 한식이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