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명단 꺼내놓고 3시간 샌드위치 회동…윤-한 첫 만남 무슨말 오갔나

3월 중순께 한덕수 접촉
장제원 "삼고초려 했다"
“대통령이 장관을 지명하고, 장관 지명자에게 차관을 추천받게 되면 공직사회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질 겁니다.”(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그렇게 되면 참 좋겠네요.”(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윤 당선인은 한 총리 후보자를 지난 2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함께였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세 시간 정도 향후 국정 운영과 조각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윤 당선인은 특히 내각 후보자 명단을 한 후보자에게 보여주면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에게 실질적인 인사권을 준다면 공직 사회에 더 활력이 돌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3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장 실장은 “(한 후보자의 말에) 윤 당선인도 공감을 표했다”며 “(윤 당선인이) 장관 지명이 끝나면 차관 인사 등을 잘 의논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한 후보자가) 오랜 공직생활 동안 바라던 바를 하나하나 착실하게 이뤄나갈 그런 포부가 있는 듯했다”고 만찬 분위기를 전했다.

윤 당선인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후보자를 사실상 첫 총리로 내정하고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이 한 후보자를 만나 인사 검증에 응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했다. 한 후보자는 고령이고 공직에서 물러난 지 10년이 지났다는 점을 들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장 실장이 윤 당선인의 의중을 전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하고 직접 만나 설득하자 한 후보자도 총리직을 맡는 데 동의했다. 장 실장은 “사실 제가 삼고초려를 했다. 세 번 이상 찾아뵙고 간곡하게 말씀을 드렸다”며 “세 번째 만났을 때 ‘다른 분을 꼭 찾기를 바란다’고 말씀하면서 (본인에 대한 인사) 검증에 응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인연은 특별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 후보자가 주미대사로 있을 때, 미국을 방문한 윤 당선인을 우연히 만난 것이 인연이라면 인연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