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겨낸 영웅" 중국 열광…멍완저우, 화웨이 회장 올랐다
입력
수정
화웨이 창업자의 딸, 미·중 기술 경쟁 최전선으로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로, 중국에서 미국의 탄압을 이겨낸 '영웅' 대접을 받는 멍완저우가 화웨이의 순회 회장직에 올랐다. 순번에 따라 정해진 기간 회장을 맡는 것이지만 미중 갈등의 상징적 인물인 멍완저우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화웨이의 회장직에 올랐다는 사실에 중국 여론은 주목하고 있다.
3일 화웨이 홈페이지의 경영진 소개 항목에 따르면 멍완저우의 직책은 부회장, 순회 회장,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적시됐다.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멍완저우의 아버지인 런정페이가 맡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화웨이는 3명의 순회회장이 6개월씩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 특이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멍완저우는 미국 정부가 대(對)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대의 이통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스파이웨어를 심는 방법으로 도청하고 있다며 반화웨이 캠페인을 벌였고 이 와중에 그가 미국이 금지하고 있는 이란과 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 지난 9월 풀려나 중국으로 돌아왔다.
멍완저우가 당시 전세기편으로 중국 선전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그의 4살 연하 남편 류샤오쭝이 시민들 속에서 까치발을 들고 손을 흔들며 "사랑해"를 외치는 영상이 중국 웨이보에 퍼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 영상은 4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댓글도 1만4000개나 달렸다.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모국으로 돌아온 멍완저우는 중국 내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열린 작년 실적 발표회에도 멍완저우가 나섰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