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격 인상 기대감…고려시멘트 한 달간 40% 올라

우크라 사태로 공급부족 현실화
3월 코스피지수 2.17% 오를 때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16%↑

尹정부 주택 공급 확대도 호재
신영증권 "업체당 평균 매출
보수적으로 잡아도 15% 상승"

일각선 "이미 주가 많이 올라"
시멘트주의 고공행진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멘트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며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부동산 공급에 적극적인 점에서 수요는 견고할 것으로 보여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판가 인상하나…꿋꿋한 시멘트주

고려시멘트는 3월 한 달 동안 40.74% 올라 4975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쌍용C&E는 8.58%, 한일시멘트는 16.57% 상승했다. 아세아시멘트 역시 3월 16.55% 올랐다. 3월 코스피지수가 2.17%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멘트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의 연료가 되는 자원이다. 한국 시멘트사는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유연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말 t당 125달러였던 유연탄 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210.8달러로 치솟았다. 지난달 11일에는 256달러까지 올랐다.

원재료값이 상승하는데도 시멘트주가 오르는 건 판가 인상 기대 덕분이다. 통상 원재료값이 상승하면 그만큼 영업이익률을 깎아먹기 때문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멘트업계가 보유 중인 유연탄 재고는 극히 소량에 불과하다. 시멘트 공급대란이 일어나 시멘트 업체들이 판가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미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5.1% 인상했다. 2014년 이후 7년 만의 가격 인상이었다. 올 1월에도 가격을 18% 추가 인상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t당 1만원 인상이라는 보수적 가정을 적용해도 시멘트 업체의 매출은 평균 15% 증가한다”며 “현재 시멘트 업체들은 t당 11만원 추가 인상을 제시한 상황으로 9만원 이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너무 많이 올랐다” 회의적 시각도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는 원가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54만5412가구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6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 5년 동안 전국적으로 25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판가 인상 이전에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 추가 매수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멘트 수급 문제로 가격 상승의 방향성은 유효하나 상승의 속도가 매우 더딘 상황”이라며 “상반기 및 올해 실적 기대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주가 수익률은 올라가 있어 매수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시멘트 가격 상승 정도와 주가 상황을 보고 투자의견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