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무실 출근' 전환…기업들 방역지침 속속 완화

"동료들 보니 반가워" vs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릴 것"
코로나 종식후에도 '재택근무+출근' 혼합근무 이어질 듯
산업팀 = 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출근 시간인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직원들의 발길로 로비가 모처럼 북적였다. 평소 한산하던 엘리베이터 안도 사람들로 붐볐다.

회사 주변의 커피숍 등에는 모닝커피를 즐기려는 회사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면서 상인들도 바삐 움직였다.

포스코는 이달 1일자로 서울지역에서 실시하던 일반 재택근무를 중단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타워 등에서 근무하는 서울 사무직군은 이날 사무실로 전원 출근하기 시작했다.

다만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정부 공동격리자, 검사 결과 대기자 등에 대해선 재택근무를 유지한다. 또한 부서장의 판단에 따라 유연근무제, 거점 오피스 근무 등을 활용해 분산 근무도 가능하도록 했다.

사무실에 나온 포스코 직원들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 표정이었다.

한 직원은 "그동안 출근조가 달라서 만나기 어려웠던 동료들의 얼굴을 다시 보게 돼 반가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직원은 "2년 만의 사무실 근무 복귀라 다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걱정했다.
◇ 방역지침 속속 완화…출장·대면회의 허용
다른 대기업들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연일 완화되면서 포스코처럼 사무실 근무 복귀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 10만∼20만명 이상 쏟아지는 만큼 자체 방역 지침을 조금씩 완화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부서별 재택근무 체제 등은 유지하되 이날부터 '온라인 문진' 시행을 중단했다.

그동안 직원들은 사무실로 출근하려면 발열 여부, 해외 위험지역 방문 여부 등을 담은 문진표를 꼬박꼬박 온라인으로 작성해야 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재택근무를 50% 이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국내외 출장과 교육·회의, 업무 외 활동 등의 지침은 변경했다.

백신 접종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국내 출장은 전면 허용됐고, 해외 출장의 경우 제한적 허용이 유지됐지만 전결 기준이 소폭 완화됐다.

예외적으로만 대면 방식이 허용됐던 교육·회의의 경우 '비대면'을 권고하면서도 대면 방식을 허용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아예 금지됐던 업무 외 활동은 '자제'로 방침이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직장 내에서 신규 확진자들이 계속 많이 나오고 있어 당장 재택근무를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재택과 출근 '혼합식' 근무, 대세 될 듯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기존의 전통적인 사무실 출근 체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가 정착된데다 거점오피스·유연근무제 등이 새로운 기업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과의 소통행사에서 직원들의 재택근무 관련 질문에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공유오피스 자율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 방식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CJ는 당분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거점오피스를 통해 탄력적으로 근무를 운영할 방침이다.

CJ는 앞서 지난 1월 임직원의 자율적인 근무공간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 4곳에 거점 사무실을 마련했다.

CJ 주요 계열사의 사옥을 거점화해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일산(CJ LiveCity) 등에 160여석을 마련했다.

향후 강남과 경기, 제주도 등으로 거점 사무실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일부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필수근무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에 대해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기존 사내 방역지침을 시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구성원들의 업무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좌석제, 선택근무제도 등 유연근무제도를 계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선포한 SK하이닉스도 구성원들의 근무 편의를 위해 현재 분당에만 있는 국내 거점 오피스를 늘리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