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마다 자리 잡은 케이블카, 한강에도 있다면? [최원철의 미래집]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마카오 윈 호텔 내에 위치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케이블카. 사진=최원철
최근 해외에서 도심형 케이블카 도입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동남부 그르노블 도심에서 2024년 케이블카인 '메트로 케이블' 도입을 위해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서부와 북부 주민들의 출퇴근 차량정체 해소와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현지에서의 기대입니다.

관광 명소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케이블카는 많습니다. 마카오에는 도심 내 윈 호텔이 분수 쇼 주변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 결집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센토사섬을 들어갈 때 하버프론트타워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국내에도 케이블카가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 남산에 케이블카가 있고 춘천, 목포, 여수에서도 관광객 유치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싱가포르 센토사섬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최원철
만약 서울 한강 한복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어떨까요? 한강은 지구마다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강은 외국 관광객에게 유명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한강공원에서 즐기는 치맥(치킨과 맥주의 메뉴)이나 산책길 등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강의 각 지구의 연결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데다, 대중교통 연결도 쉽지 않습니다. 가령 양화한강공원에서 망원한강공원에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고 약 20분을 걸어야 합니다. 내국인에게 불편한 것은 물론, 지리를 잘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험난한 여정입니다. 그렇다고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1km에 달하는 양화대교 구간을 걸어가기도 부담스럽습니다.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이미 심각한 차량정체를 겪고 있으니까요. 관광객을 위한 대형버스 주차장 등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결국 잠실지구나 뚝섬지구, 잠원지구, 망원지구 등 많은 공간이 연결성이 부족합니다. 한강지구들이 각각은 좋지만 전체적으로는 파편화된 셈입니다.

한강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바로 도심형 케이블카입니다. 마곡나루역에서 출발하고 하늘공원을 거쳐 상암 DMC 지구, 선유도, 여의도 국회의사당 후면, 여의도 선착장, 한강대교 중지도, 세빛섬, 서울숲, 뚝섬, 잠실지구까지 각각 역사를 설치하고 연결해서 운영하면 한강의 모든 관광자원을 쉽게 누릴 수 있습니다.
화성 제부도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사진=한경DB
각 케이블카 역사마다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연결통로를 만들면 시민들이 출퇴근 시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만큼 도로 위의 정체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임대형 민자사업(BTL)이나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하면 서울시가 별도 예산을 들일 필요도 없이 국내 대기업의 참여로 건설될 것으로 보입니다.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들과 관광업체의 뜻을 물어보고, 찬성이 많다면 추진해야 할 일입니다. 세빛섬을 처음 추진할 때도 많은 사람의 반대가 있었지만, 영화 '어벤져스2'에 등장하고 한강의 랜드마크가 됐듯이 한강 변 케이블카도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미래형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요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오도록 유도하는 미래형 랜드마크가 계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관광적자가 조금이나마 줄고, 미래세대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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