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저축은행' 韓 검증 포인트는…민주 '지난 10년'도 주목

김앤장 고문 이력·재경부장관 시절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 등 문제 지적
민주 "의혹 있으면 검증해야" 국힘 "발목잡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가면서 향후 그를 향한 검증이 어느 지점에 집중될지 관심이 쏠린다.윤석열 당선인 측은 한 후보자가 경제관료 출신으로 재경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국무총리, 주미 대사 등을 역임하며 검증을 받을 만큼 받았으므로 이번에도 결격사유는 없으리라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위한 시험대라고 판단, 총력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한 후보자가 2012년 주미대사 임기를 마친 이후 10년간 공직을 떠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고위공직자들이 자신의 이력과 인맥을 무기로 퇴임 후 탈법적으로 재산을 불리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한 후보자도 그렇지 않은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주미대사에서 물러난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 에쓰오일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한 후보자가 2002년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한 이력을 눈여겨 보는 이들도 있다.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후보자가 당시 8개월간 1억5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 은폐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한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저는 그 일에 관여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시민단체들은 한 후보자가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기업 대출 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주도록 저축은행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바람에 저축은행 부실화가 시작, 2011년 1조원 넘는 피해를 일으킨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증은 내부 TF가 꾸려진 뒤에 시작되겠지만,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외면할 수 없으니 검증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한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 책임 문제, 론스타 사건 연루 의혹 문제는 윤석열 당선자가 중시하는 법치, 공정, 상식의 기준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따져보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측은 한 후보자 지명 전에 꼼꼼히 인사 검증을 진행한 만큼 뚜렷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수위 내부적으론 한 후보자가 받은 김앤장 고문료가 실제로 얼마인지 등에는 함구하는 분위기이지만, 그의 전문성과 경험 등을 비춰봤을 때 그에 비례하는 액수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후보자가 받은 김앤장 고문료는 전관예우 성격이라기보단, 무역과 대외거래, 경제 등 전문지식에 관련된 것"이라며 "전관 변호사들이 받는 사건·사고 수임료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청문회 준비를 위한 팀을 따로 꾸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벌써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낙마'를 벼르고 있다며 기 싸움에도 돌입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리당략적 정치공세와 공연한 트집 잡기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과거 국민의힘이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 발목잡기와 흠집 내기를 하지는 않겠다"며 "다만 엄중한 대내외 환경에서 내각을 총괄할 전문성,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가졌는지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별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