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킬로이 골프그립' 슈퍼스트로크, 국내 사모펀드가 3000억원에 산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세계적인 골프채 그립 제조회사 슈퍼스트로크(사진) 인수를 추진 중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올프라이빗에쿼티는 슈퍼스트로크의 지분 전량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회사를 공동으로 인수할 전략적투자자(SI)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슈퍼스트로크는 1998년 미국 미시간주에 설립된 골프채 그립 제조 회사다. 초기에는 퍼터 그립을 주로 생산했지만 현재는 드라이버, 아이언 등 14개 클럽에 부착하는 그립을 모두 만들고 있다. 슈퍼스트로크가 제작하는 그립은 고급 고무재질과 합성소재인 폴리머로 만들어져 사용감이 좋다는 평을 얻고 있다.

슈퍼스트로크는 2007년 당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참가했던 최경주 선수가 이 회사의 그립을 사용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현재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등 유명 선수들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국내에는 2018년부터 정식 수입됐으며 대부분의 선수가 이 회사 그립을 사용할 정도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한다. 지난해 3000만달러(약 36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지분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딘 딩먼 대표와 EG캐피털, 파이브포인트캐피털 등 사모펀드들이 나눠 들고 있다.슈퍼스트로크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다른 국내 운용사가 인수를 검토했다가 중단된 후 다올PE가 뛰어들어 유력 인수 후보가 됐다. 다올 PE는 2005년 KTB투자증권의 PE본부로 시작한 1세대 PEF 운용사다. 지난해 BYC 대주주 일가의 개인 회사인 승명실업과 국내 소스회사 엠지푸드솔루션을 잇따라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스킨케어 회사 파머시뷰티 지분을 미국 P&G에 매각해 두 배 가까운 차익을 내며 주목받았다. KTB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KTB PE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최근 엄영범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