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 수 있는 비트코인, 10%만 남았다…"4~5년간 대세 상승"

총 2100만개 중 1900만번째 채굴
200만개 남아 2030년 99% 소진

4년마다 오는 반감기때 매번 급등
다음 시기는 '2024년 2~6월' 예상

채굴 난도 올라 가격 상승 전망
"업체 채굴량 늘려 장기보유 계획"
< 200만개만 남은 비트코인 > 4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빗썸 강남센터에서 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판을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월 4000만원대 초반에서 최근 5600만원 선까지 반등했다. /김병언 기자
전체 비트코인 2100만 개 중 1900만 개의 채굴이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은 지하자원처럼 채굴할 수 있는 수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2030년이면 99%의 비트코인 채굴이 끝나 사실상 신규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저점 대비 40%가량 반등한 비트코인 가격이 공급량 감소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0% 캐낸 비트코인…공급량 줄어든다

4일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5651만원으로 올해 저점인 1월 24일(4087만원) 대비 38.37% 상승했다. 지난 한 달간 17%가량 오르다가 최근 며칠 새 5600만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가격 향방을 두고 비트코인 채굴량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래픽카드를 개조한 연산기계를 활용해 연산력에 비례해 채굴할 수 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상자산 채굴업체 SBI크립토가 지난 1일 1900만 번째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했다. 이제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은 200만 개다. 2030년이 되면 99% 이상의 비트코인 채굴이 완료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2140년에 마지막 비트코인 채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채굴량이 2100만 개에 가까워질수록 채굴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0’에 수렴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일정한 전력으로 생산할 수 있는 비트코인 수량이 4년마다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른바 ‘반감기’가 올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2020년 반감기가 오고 1년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뛰었고, 2016년에도 반감기에 이른 뒤 1년여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음 반감기는 2024년 2~6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의 리서치센터는 채굴량 지표에 기초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기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반감기가 오면서 공급량이 줄어들면 희소성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빗 측은 “금, 은 등을 포함한 귀금속 시장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귀금속 가치를 평가하는 이론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이 이론에 대해 “희소성이 분명 자산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투자심리 등 다른 요인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비트코인 공급량 감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어서 가격에 선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했다.

채굴업자들은 4년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봐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이 앞으로 200만 개밖에 남지 않았지만 채굴에 뛰어드는 투자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채굴에 참가하는 사람이 늘수록 채굴 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업체 디에이그라운드의 백훈종 이사는 “채굴업체들은 대부분 장기 투자자로 최근 비트코인 생산 원가 상승에도 이들이 채굴량을 늘린다는 건 4~5년간의 장기적인 상승을 예상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굴업체들은 대부분 채굴한 암호화폐를 시장에 내다팔지 않고 장기 보유한다.

지난해 6월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자 채굴 난도가 떨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4000만원 이하로 내려갔다. 같은 해 9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전해 채굴 난도가 중국의 채굴 금지 조치 이전 수준을 회복하자 바로 다음달인 10월에 비트코인 가격은 8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든다고 해서 단기 추세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백 이사는 “4년마다 오는 반감기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