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지사 '혈전' 예고…유승민·김은혜 누가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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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이냐 '윤석열의 입'이냐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약 두 달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최종 후보로 누가 이름을 올리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정치권 일각에서는 거물급 정치인이자 '경제통' 이미지를 앞세운 유승민 전 의원의 낙승(樂勝)을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김은혜 의원의 당내 입지가 상당해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의 입으로 활동해온 김 의원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당선인 대변인직 사의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경기도지사 출마와 관련해선 "최종 결심이 서진 않았지만,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결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여지를 남겼지만, 당선인 대변인이라는 중책을 내려놓은 것을 미루어봤을 때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MBC 기자 출신이자 국민의힘 초선인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으며 당내 입지를 키워왔다. 당선 이후 당선인 대변인직을 맡으면서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경기도지사 차출설이 제기돼 왔다. 특히 윤 당선인의 측근들로부터 출마를 꾸준히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정계 은퇴 및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약 2주간 숙고한 끝에 지난달 31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 당선인을 약 47만 표 차이로 앞선 지역이다. 당내에서 중도층에 소구력이 강한 후보를 내세워야 경기도 탈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유 전 의원 차출론에 힘이 실려 왔다.
출마 선언 당시 유 전 의원은 "저 유승민이 경기도 행정의 책임자가 되는 게 경기도민들께, 국민들께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냐는 게 제가 가장 깊이 고민했던 것"이라며 "꼭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23년째 정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분당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과 달리 유 전 의원은 경기도에 연고가 없다는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언급하면서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에 연고가 있어서 4강을 만든 게 아니지 않나"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선거 과정 중 '무연고(無緣故)'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그를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실시된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유 전 의원의 무난한 경선 승리가 예상된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경기도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는 유 전 의원 38.2%, 윤희숙 전 의원 10.8%, 김은혜 의원 10.1%, 심재철 전 의원 6.4%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김 의원의 출마 선언 이전 진행된 조사인 만큼, '컨벤션 효과'를 통한 지지율 견인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