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학살, 이래도 아니라고?"…푸틴 '전범' 증거 나왔다
입력
수정
민간위성 '맥사 테크놀로지스' 사진 공개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집단 학살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전 세계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군 점령 당시 이미 사망"
'우크라이나가 꾸며놓은 것' 러 측 주장 반박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이 조작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진을 공개했다.러시아 국방부는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국제적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날 자국군이 부차를 떠난 후에 (우크라이나 측이) 시신을 옮겨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NYT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에서 손이 묶이고 머리에 총상을 입은 시신들의 사진이 공개되자 "러시아 부대 전원이 부차에서 완전히 철수한 지난달 30일 이후에 시신들을 거리에 가져다 놓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사진들이 조작됐다며 "우크라이나 극단주의자들의 도발"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NYT가 현지에서 찍은 영상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부차에 버려진 시신 중 다수가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던 3주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1일 지방의회 의원이 촬영한 영상에는 부차의 야블론스카 거리에 시신 여러 구가 흩어져 있었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들 중 최소 11명은 러시아가 부차를 점령한 3월11일부터 거리에 방치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부차에서 민간인 수백 명의 시신이 발견된 참극에 대해 전쟁 범죄라고 비판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또다시 전범으로 지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푸틴을 전범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앞서 CNN·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며 "이는 집단 학살"이라고 발표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