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조현수, 4개월째 '유령생활'…밀항 가능성 있나

'가평 계곡 사건' 피의자인 이은 해(31·여) 씨가 4개월째 감쪽같이 모습을 감춘 가운데 밀항 가능성이 제기됐다.

5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공개수배를 통해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해외로 밀항하지 않았다면 국내 도피 중일 텐데 4개월째 신용카드, 휴대전화 사용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씨와 공범 조현수(30) 씨를 공개 수배하기 전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이 잠적한 이후 해외 출국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한 검찰이 법무부를 통해 이같이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변호사는 이 씨 등이 밀항했을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고 코로나 시국이라 더 어렵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카드 사용내역이나 병원 진료기로도 전혀 없어 생존해 있다면 조력자가 있거나 조직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경찰은 또 이 씨의 옛 남자친구가 인천에서 의문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변호사는 "여러 가지 의혹들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며 짜 맞춰지는 상황"이라며 "남자친구가 살해된 거냐, 보험금을 노린 범행이냐, 이은해가 정말 관여하고 개입한 거냐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이 씨와 조 씨가 2019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 A 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이 A 씨의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 씨는 남편이 사망한 후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또 이 씨와 조 씨는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다음날 이어질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이들은 잠적하기 전인 지난해 4월 네티즌 100여명을 상대로 명예훼손·모욕 혐의의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경찰 조사가 예정됐던 이들 중 형사합의조정위원회를 통해 합의금 150만원을 조현수 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