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다이먼 "Fed, 금리인상 속도낼 듯"

"美 경제 위험 극대화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JP모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리면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변수로 꼽았다.
사진=로이터
다이먼 회장은 “소비자와 기업의 풍부한 현금 보유량, 근로자 임금 인상, 지출 호조 등 미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면서도 “모든 악재가 결합돼 경제 위험이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주주서한에서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는 ‘골디락스’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대형 변수가 나타나자 전망을 수정했다. JP모간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2%, 미국 전망치를 3%에서 2.5%로 낮췄다.

다이먼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 국가 간 동맹의 재편성 등을 촉발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과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 호주 일본 한국 등 민주주의 세계를 단합시키고 있다”며 “세계 무역질서의 재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예측 불가능성, 세계 원자재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큰 문제로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서방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다이먼 회장은 미 Fed의 양적완화 정책을 비롯한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처방이 너무 과도했고 장기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Fed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제 회복세가 강할수록 금리는 높게, 양적긴축은 강하게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는 이미 Fed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이상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Fed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