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청문회, '18억 고문료' 쟁점 부상…민주 "김앤장 정부냐"(종합)

韓 "청문회서 숨김없이 다 말할 것"…민주, TF 구성하며 "철저한 검증"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검증 포인트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공직 퇴임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8억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8억 원 고문료'의 성격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론스타 게이트' '부산저축은행' 관련 의혹 등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자는 김앤장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비판하는 한편, 당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검증에 나섰다.

SBS 보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법무부 장관 및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때도 검사 퇴직 후 16개월의 변호사 활동으로 16억 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전관예우'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 재직기간 중인 지난 1년간 에쓰오일 사외이사도 겸임하면서 약 8천2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후보자가 과거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후보자에 대해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총 1억5천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하며 총리 임명 반대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한 후보자가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기업 대출 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주도록 저축은행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바람에 저축은행 부실화가 시작, 2011년 1조 원 넘는 피해를 일으킨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회 인사청문회 심의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자료를 명확하게 사실에 기초해서 잘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하면 청문위원과 여러 언론에 다 검증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할 텐데 그런 과정에서 하나도 숨김없이 다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계에서 뭐 하나 가지고 '이거 뭐냐'고 하면 전체 프로세스가 진행이 안 될 것 같다"며 "하나도 숨김없이 다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언론인들이 함께 검증하고 함께 만들어간 총리 후보"라며 "검증은 저희가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김앤장 18억' 등을 정조준하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특히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면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지명자의 '김앤장 18억원'을 국민은 의아해한다.

법률가도 아닌 전직 고위관료가 김앤장에서 어떤 역할 맡았는지 국민이 궁금해한다"면서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월 3천500여만원이 법과 공정, 상식, 도덕, 양심의 기준에 맞는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공직(수행)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본인 스스로 사양하기도 했는데 (한 후보자의 경우) 문제가 없었는지 저희가 면밀히 살펴보고 김앤장 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역할 가운데 사회적인 지탄을 받을만한 것이 없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인사청문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 7대 기준'을 내세워 검증을 벼르고 있다.

병역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성(性) 관련 범죄·음주운전 적발 등이 7대 검증 기준이다.

이와 관련, 윤 비대위원장은 "(총리직을 수행했던) 15년 전에 비해 국민은 상당히 높아진 도덕 기준을 갖고 있다.

15년 전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해서 이번 도덕성 기준을 통과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지금 우리 국민이 가진 도덕 감정에 맞도록 제대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한 후보자를 비롯해 김앤장 출신 인사들이 인수위 전문위원·실무위원·수석부대변인 등으로 중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김앤장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의 마디마디마다 김앤장 입김이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민주당은 한덕수 지명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검찰공화국', '김앤장정부 출범'이 되지 않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 검증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도 한 후보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글에서 한 후보자의 최저임금 인상 발언을 언급하며 "4년간 18억 원 받은 전직 총리께서 청년들 알바비와 저임금 노동자들의 그야말로 '최저 수준 품삯'에 대해 많네 적네 하는 건 너무 잔인한 처사 아니냐"고 꼬집었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글에서 "이분(한덕수 후보자)이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으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 불참했으니 인륜을 크게 거슬렀다"면서 '기회주의자'인 한 후보자를 민주당이 인준해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