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IPO시장…'공모가 흥행'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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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7
1분기 수요예측 20곳중 55%
희망가 상단 이상 공모가 결정
작년 86%보다 큰폭으로 줄어
케이옥션·스코넥·아셈스 등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
기관 참여비율 '3년 만에 최저'
공구우먼 등은 희망가 밑돌아

○급감한 ‘기대 이상’ 공모가
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20곳 중 55%가 희망가격 범위 상단 또는 그 이상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기대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지만, 작년 86.4%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값이다.공모가액을 결정하는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 열기를 반영하는 이 비율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저다. 2019년엔 66.7%, 2020년엔 80.0%였다.
수요예측 열기가 식으면 공모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배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장 이후 매수 수요까지 움츠러든 탓에 투자 수익률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올 1분기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 리츠를 제외한 공모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43.9%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익률을 냈던 지난해(54.9%)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치는 종목이 8곳으로 40%에 달하면서 평균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이 중 7곳은 시초가도 공모가를 하회했다.투자수익률은 공모가액이 희망가격 상단을 넘어선 기업이 대체로 더 좋게 나왔다. 기관의 인기 공모주에 일반청약이 몰리고, 상장 후 거래도 활발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2분기부터 공모주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 대어들이 나와 흥행몰이에 나설 예정이어서다.
다음달에는 SK스퀘어의 계열사 원스토어(공모가 3만4300~4만1700원)와 SK쉴더스(3만1000~3만8800원)가 잇달아 청약에 나선다. 원스토어의 희망공모가 범위 기준 시가총액은 9100억~1조1000억원, SK쉴더스는 2조8000억~3조5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원, SK쉴더스는 4조원대로 거론됐는데, 공모가가 범위 하단으로 정해진다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이들은 이달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각각 5월 2~3일과 9~10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에는 5월 중순 입성한다.
이 밖에도 차량 공유플랫폼 쏘카와 교보생명보험, 현대오일뱅크 등이 2분기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3분기에는 새벽 배송업체 컬리, 수소연료전지 개발사 범한퓨얼셀, 골판지 제조사 태림페이퍼 등이 공모주 시장을 달굴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