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미술한류 원년"…생태·디지털 사업 중점 추진

'연임' 윤범모 관장 "지역·시대·세상 잇는 열린 미술관 만들 것"
대전 미술품수장보존센터 중심 지역사업 확장에도 주력
연임에 성공해 2025년 2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MMCA)을 다시 이끌게 된 윤범모 관장이 3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 한류와 생태, 디지털, 지역사업 확장을 제시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6일 서울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고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에 초점을 맞춰 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윤 관장은 향후 임기 3년을 '새로운 50년 확장기'로 명명하고, 전문성·확장성·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지향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역으로 확장하는 사업은 내년 착공하는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하 대전관)이 중심이 된다.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에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섯 번째 시설이 될 대전관은 1932년 건립된 국가등록문화재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을 활용해 조성한다.

개관 예정 시점은 2026년 상반기다.

윤 관장은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지역과 미술계 여론을 모아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며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격차를 계속해서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개관한 청주관은 미술품을 보존하는 '종합병원' 기능을 강화하고, 과천관 미술연구센터는 'MMCA 한국미술연구소'로 확대·재편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광주시립미술관·경남도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등 10여 곳에서 전시한다.

5개 미술관의 중점 연구 주제도 설정했다. 서울관은 '동시대성', 과천관은 '건축'과 '생태', 덕수궁관은 '동아시아 전위미술'과 '소외 장르', 청주관은 '보존과학', 대전관은 '과학과 예술 특화'다.
윤 관장은 올해를 미술한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미술한류 핵심이 될 '국제교류 TF'를 신설해 미술 연구자 초청과 작가 레지던시, 외국 기관과 전시·학술 행사 등을 모색한다.

오는 11월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와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하고, 해외 연구자들이 한국 미술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누리집 'MMCA 리서치랩'을 개설한다.

해외에서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도 꾸준히 열 계획이다.

윤 관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미술관'으로 변신을 꾀하기 위해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도록 비닐·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중지, 친환경 종이·재생지 홍보자료 제작, 종이 발권 최소화, 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미술관 전시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감소 방안을 찾는 'MMCA 다원예술: 탄소 프로젝트'를 8월에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혁신 과제로는 누리집 기능 강화, 메타버스형 가상미술관 구축,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제공, 소장품 관리 시스템 고도화,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연구 등을 꼽았다.

미술평론가, 기자, 전시 기획자, 교수 등으로 활동했던 윤 관장은 2019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됐고, 공모와 심사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재임명됐다. 지난 3년간 소장품 1만 점 달성, 백남준 작품 '다다익선' 복원, 미술사 연구체계 확립 등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