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大 문과 간 이과생들 "반수 고려"

입시업체 유웨이 454명 설문

"적성 고려없이 지원 후회" 42%
중도 이탈가능성에 대학도 비상
수학 성적의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문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이과생 중 절반이 ‘반수(半修)’를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 레벨만 보고 교차지원했다가 후회하는 학생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입시 컨설팅 업체 유웨이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한 자연계열 수험생 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23학년도 대입 반수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수험생은 27.5%로 나타났다. ‘현재는 반수 생각이 없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재도전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28.4%로 전체 응답자의 55.9%가 반수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첫 문·이과 통합 시험이었던 2022학년도 수능 이후 수학 조정점수를 높게 받은 이과생(미적분 선택자)이 대학을 높여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문과생은 이과생의 교차지원 탓에 원하던 대학에 못 가고, 이과생은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고도 원하는 전공에 합격하지 못해 다시 재수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과생의 중도 이탈 가능성이 커지자 대학들은 비상이 걸렸다. 학생들의 중도 이탈은 대학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유지충원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는 대학기본역량진단과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 평가 등에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반수생이나 재수생 급증은 또 다른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웨이에 따르면 인문계열 학과로 교차지원한 자연계 수험생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학과는 경영경제 및 회계로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 △언어 문학 18.7% △철학 역사 등 인문학 15.6% △법학 및 사회과학 15% △교육 14.5% 등이 뒤를 이었다.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지원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42.1%가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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