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생산 차질 '직격탄' 맞았는데…현대차는 괜찮은 이유

상하이 봉쇄 11일째
공장 중단·물류 차질 우려
"공급망 다각화, 재고 확보 총력"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Xinhua
중국 상하이 봉쇄가 무기한 연장되면서 테슬라·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다. 상하이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둔 테슬라는 2만대 이상 생산 차질이 예상돼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2020년 초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전선뭉치) 대'란을 겪으며 공급망 관리 체계를 다시 설정한 현대차는 아직까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물동항인 상하이항 검역 강화로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상하이에 생산·부품 공장이 없어 타격이 제한적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공급망 다각화, 부품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의 봉쇄 조치는 지난달 28일부터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상하이시의 하루 확진자는 1만9982명으로 전날보다 더 늘었다.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시는 이달 5일부로 해제 예정이었던 봉쇄 조치를 연장했다. 거주민 총 2500만명의 이동이 제한되고 있으며 물, 전기, 연료 등 공공부문 외에는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있다.

인력과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상하이에 위치한 공장들은 줄줄이 가동을 중단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무기한 생산 중단 상태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글로벌 테슬라 연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생산되는 핵심기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선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와 중형 전기 세단 모델3가 각각 주당 1만대, 6000대 생산된다.

중단 사태가 11일째로 접어들면서 테슬라의 누적 생산 차질 대수는 2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폭스바겐 역시 이날까지 공장 중단을 연장하기로 하고 감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 글로벌 공급망이 받는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물류 기지인 상하이항 운용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중국 전체 수출입의 17%를 상하이항이 담당하고 있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계자는 "상하이항 자체는 이번 통제 정책과 무관하게 입출항, 하역 등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검역 강화로 컨테이너 운송용 화물차 출입 등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운송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상하이항 화물 물류 효율이 봉쇄 이전과 비교해 6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화물운송 전문매체 '로드스터'에 따르면 실제 지난주 상하이항의 물동량 처리는 3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하이 봉쇄가 한국 자동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국내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지 업체들은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초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 대란으로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공급망 관리 체계를 다시 설정하고,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점도 현대차와 기아가 이번 사태를 비교적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던 배경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상하이항 물류 차질도 현재로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 등의 부품도 상하이항이 아닌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항·스다오항 등을 통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올 3월 봉쇄령이 내려졌던 산둥성 웨이하이시는 현재 확진자 감소로 봉쇄가 해제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와이어링하네스는 동남아시아에서도 들어온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등 공급망 다변화로 위기에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