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돌턴, SK에 주주서한…"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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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노력 평가"미국계 행동주의펀드 돌턴인베스트먼트가 SK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최근 경영진이 주주가치 개선에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했지만,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에 보다 집중해 줄 것을 강조하는 내용도 담았다.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 요구도
지난 6일(현지시간) 돌턴인베스트먼트는 SK에 공개주주서한을 보내 "주주가치 개선을 위한 SK 경영진의 지속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회사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점점 더 일치해 가고 있다는 점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있는 자산운용사로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회사다.SK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기존 정책에 더해 기업공개(IPO)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이익을 재원으로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발걸음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돌턴인베스트먼트는 현재 SK의 가치는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그만큼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역시 애플이 자사주매입을 할 때마다 애플 경영진을 높게 평가한다고도 덧붙였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배당보다는 자사주매입이 밸류에이션 제고에 훨씬 도움이 되며 실제 돌턴이 지분을 보유한 한국 금융회사는 배당 정책을 자사주매입 정책으로 바꿔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시장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위험이 있을 때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을 주저하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