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커지는 성남 선거…'이재명 대 안철수' 미니대선 보궐 빅매치?(종합)

'분당을' 김병욱, 성남시장 출마 고심…분당에 원희룡 등 거물급 차출 거론
이재명측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검토 안 해" 일축
6·1 지방선거와 맞물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지역구 2곳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줄줄이 치러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어 주목된다. 특히 분당을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출마설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맞불론이 등장, '미니 대선'급 빅매치가 치러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내 대표적 이재명계로, 현재 분당을을 지역구로 둔 재선의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통상 기초단체장이 현역 의원보다 체급이 낮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 전 지사의 '고토'인 성남시장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징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은수미 현 성남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당내 '김병욱 차출론'이 점점 힘을 받으면서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남시장 후보로 내세울 만한 원외 인물이 없으니 성남 전문가인 김병욱 등판론이 커지는 것"이라며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에 본인도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대항마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에서 결심만 내린다면 김 의원은 성남시장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공직선거법상 김 의원이 4월 안으로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분당을은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 빈 자리에 이 전 지사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지사의 거주지(분당구 수내동)가 분당을에 속한 만큼 기존에 출마설이 돌았던 인천 계양을(송영길 전 대표 지역구)이나 경기 시흥을(조정식 의원 지역구) 등에 비해 훨씬 명분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남은 이 전 지사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아울러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서도 이 전 지사의 '여의도 등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궐선거 출마설에 이 전 지사측은 그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 전 지사의 최측근 인사는 통화에서 "이 전 지사는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이번 지방선거 때 요청이 들어오면 지원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전장에서 돌아와 갑옷의 끈을 풀고 있는데 다시 나가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분당을 보궐선거시 출마 후보군으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한 원희룡 전 제주시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는 이 전 지사가 출마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저희는 그 후보(이 전 지사)를 저격하기 위한 투수가 1명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투수가 원희룡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아무도 (후보군은) 얘기 안 했습니다"라고 말을 아끼며 "지금 이 전 지사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에 따라서 지금 저희도 이 패를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의 출마 여부에 따라 분당 지역구 출마자의 '체급'도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안 위원장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직 역할론에 "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고사한 바 있다.

안 위원장의 경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지역구 분당갑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 위원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안랩'의 본사는 판교신도시에 있는데, 행정 구역상 분당갑에 위치해 출마 명분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분당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려면 김은혜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꺾고 당내 경선을 통과, 최종 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안 위원장이나 원 전 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거물급 인사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한 이 전 지사의 맞춤형 출격론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과 원 전 지사의 분당 출마설 뒤에는 두 사람 모두 당선된 뒤 국회로 돌아와 당권을 노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