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임차인' AT&T 특혜 의혹에 "이해충돌 발생 여지 없다"

"중개업소를 거쳐 당시 시세에 따라 임대한 것이 전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과거 임차인이었던 미국 통신업체 AT&T에 대한 특혜 의혹과 관련,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 어떠한 사적 접촉이나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한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당시 후보자의 업무와 관련성이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통신시장 개방 관련 한미협상이 진행될 때(1989년 2월∼1993년 3월)는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아닌 상공부에 근무했고, 이후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으로 근무할 때(1993년 4월∼1994년 5월)는 경제부처 간 정책 조정 업무를 맡았을 뿐 개별 업체와 관련된 업무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 근무할 때도 AT&T 관련 직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이어 "직무 관련성이나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었던 사안"이라며 "AT&T는 임대인이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도 알지 못한 상황이었다.

중개업소를 거쳐 당시 시세에 따라 임대한 것이 전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중개업소가 다른 개인이나 기업을 소개했다면 그 개인이나 기업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AT&T는 1989년 한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주택을 사들인 직후 이 주택을 임차했다.

이 시기는 한 후보자가 상공부 산업정책국장·전자정보공업국장 등으로 근무했을 때로, 더불어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1994년 교환기 국제입찰 과정에서 AT&T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던 것을 두고 한 후보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빌딩에 출근하면서 주택 임대 문제와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에 대해 "해명자료를 냈고 또 (재산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며 "청문회에서 성실하게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지금 설명하는 것이 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성실하게 말씀드리면 (청문) 위원들도 잘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지난해 수십억원대의 정기예금이 입금됐다'는 지적에 "그런 게 있었느냐"며 "은행 간 금리 차이 때문에 이동은 있었을 수 있는데 전체적인 트렌드로 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공지된 것보다 일찍 출근해 취재진을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한 후보자는 "어제는 조찬이 있었는데, 조찬이 끝나고 나니 시간상 집으로 돌아가기도 어렵고 해서 (일찍 사무실에 들어갔다)"라며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공직 퇴임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약 4년간 고문으로 일하며 18억원 가량의 고액 보수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또 과거 통상분야 고위직으로 일할 당시 서울 종로구에 보유한 단독주택을 외국계 기업에 임대해 준 것을 두고는 공적 지위를 사적 이익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