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나토 무기지원 강화…장기전 대비하나

구소련제 무기서 첨단무기 시스템 전환…공격용 무기 포함 주목
개전 6주 전선 교착…우크라 동부서 공방전 지속할 듯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6주가 지나고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서방이 지원할 무기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토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무기에서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공 방어 시스템, 견착식 대전차 무기, 그리고 장갑차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대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 상당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추가 지원하는 등 3억 달러(약 3천655억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17억 달러(약 2조1천억 원)어치의 무기를 지원했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은 10억 유로(약 1조 3천억 원)를 제공했다. 나토 30개 동맹국의 3분의 2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다.

이번 무기 지원 강화 합의를 통해 방어용 무기뿐 아니라 공격용 무기가 본격적으로 지원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에 전력이 뒤지는 우크라이나는 침공을 당한 직후부터 국제사회에 탱크와 전투기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방은 확전 우려를 이유로 대공· 대전차 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를 중심으로 지원했다. 최근 체코가 나토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이 설계한 탱크와 곡사포등 공격용 무기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른 서방 국가의 무기지원 방침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영국 신문 더타임스는 영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정찰용 장갑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대공 미사일 등을 포함한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의 절실하고도 긴급한 요구에는 못 미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나의 의제는 매우 간단하다.

3개 사항뿐이다.

그것은 무기, 무기, 그리고 무기"라면서 나토에 추가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전투기, 지상발사 대함미사일, 장갑차, 대공 방어시스템 등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아울러 무기 지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는 지원하지만 병력과 항공기는 보내지 않는 방침을 변경하지 않았다.

폴란드는 미국의 협조를 얻어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보유한 전투기를 보내려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에서 한발 물러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지역 영유권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향후 몇 주 동안,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를 장악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고 전망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키예프) 지역에서 철수했으나 재보급·정비 뒤에 다시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군할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본다.

러시아군은 다른 지역에서는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했지만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느리지만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무기 지원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집단 학살했다는 의혹이 속속 드러나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단행했고 EU도 러시아산 석탄 금수 등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제재만으로는 전쟁을 끝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서방의 무기가 얼마나 강하고 효과적일지가 전쟁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프란츠 스테판 가디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상당한 무기를 지원받으면 소모전을 통해 러시아의 애초 목표를 무산시키는 차원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