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걸 "반등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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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를 보면 금리는 3% 이상,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낙관론자'인 그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2주 동안의 반등에 약간 지나치게 흥분했을 수 있다. 주가 반등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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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치우스는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195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노동 시장에서 연착륙을 달성하려면 Fed의 '환상적 몸놀림'(fancy footwork)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의 목표는 금융여건을 점진적으로 긴축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에서 과열 상태가 아닌 경제를 만들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며칠 전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블룸버그 기고문 '만약 증시가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강제로 떨어뜨려야 한다'에서 주장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헤치우스는 "주가가 폭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주가 하락, 금리 인상, 통화 강세, 신용 스프레드 확대 등의 조합이 필요하다. 이들은 서로 대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계속해서 암울한 보고서를 쏟아냈습니다. BofA는 "'인플레이션 충격'은 심화하고 있으며 '금리 충격'은 이제 시작됐다. 곧 '침체 충격'이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Fed가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올해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고 기업 이익(EPS) 성장은 올해 말까지 감소세로 바뀔 것이며 S&P500 지수는 4000 밑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금과 변동성(VIX), 원자재와 암호화폐가 주식과 채권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BofA는 최근 고객들과의 피드백에서 많이 나오는 말들을 전했는데요.
-"빌 더들리의 말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준금리 50bp 인상과 양적 긴축(QT)을 앞두고 누구도 잘난 척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기 침체가 올지, 스태그플레이션이 올지 결정을 못 하겠다."
-"경기 침체는 지금 '정말' 콘센서스다."
-"최소한의 확신도 없다." 등이었습니다.
BofA는 이날 또 다른 보고서에서 "현재 수요 감소 전망 및 빠른 운임 하락을 고려해 운송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운송업 커버리지 종목 28개 중 9개에 대한 등급을 낮춘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는 강하다. 팬데믹 기간 통화+재정 부양책으로 11조 달러가 투입되었고, GDP의 절반에 달하는 이 돈은 금세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경제가 뜨겁고 특히 물가가 치솟다 보니 유동성을 조금씩 빼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Fed가 긴축을 시작하는 것이다. 팬데믹 시절의 보복적 상품 수요가 서비스 수요로 옮아가면서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좀 빠질 것이다.
-Fed는 강력한 긴축에 나섰다. 시장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원래 양적 완화(QE)가 없었다면 10년물 금리는 지금보다 1.2~1.3% 높았을 것이다. 3%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관점에서 장기물 금리는 그냥 변동성만 큰 게 아니라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해서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10년물 금리가 과거처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양적 긴축 때문에 다시 하락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식 밸류에이션(P/E)은 올해 초 고점이던 22.5배에서 3월 초 18~18.5배까지 떨어졌었다. 금리가 예상대로 높아진다면 멀티플에 대한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멀티플에 대한 압박이 있으면 주가가 상승이 아닌 유지만 하려 해도 어닝이 늘어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잉여 현금흐름과 이익이 상승해 멀티플이 하락하더라도 최소 주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주식은 채권보다 인플레이션에 강하다. 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시작될 때(경기가 좋을 때) 이런 가격 결정력은 꽤 견고하게 유지된다.
-높은 노동비가 투입되는 일부 업종(대부분 임의소비재)을 제외하고는 큰 마진 축소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필수소비재 영역에서 가격 결정력을 보고 있다. 대부분 설비 투자가 거의 끝났다. 이는 잉여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며 기업은 이 돈을 부채를 갚고, 자사주매입에 쓴다. 이러한 구조가 단기간에 변화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또 금융주 내림세가 전반적으로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침체와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서다. 위험은 약간 커졌지만, 침체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다음 주 시작되는 금융주 실적 발표에서 상당수가 예상보다 나은 이익과 현금흐름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마진은 매우 자세히 관찰될 것이다. 특정 산업의 높은 노동비용이 발생한다면 그곳에서 마진 축소를 보게 될 것이다.
-재정 부양책은 사라지고 있고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돌아섰다. 지정학적 위험은 계속 커지고 있다. 따라서 멀티플이 매우 높게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16~17배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고, 22배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가까운 미래 그사이에 어딘가, 18배 안팎에 머무를 것 같다. 여전히 매우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 사이클 후기에 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전략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다. 더 높은 수익률, 더 큰 다각화 필요성이 있으며 핵심 포트폴리오에서도 핵심에 집중하고 에너지, 재료 등 실물 자산에 대한 노출을 높여야 한다. 채권은 듀레이션을 낮춰야 하며, 자본이익이 아닌 총 수익률 측면에서 증시에 접근해야 한다. 즉 배당주, 배당 성장주를 넣어야 한다. 개별 기업으로 가면 가격 결정력을 가진 곳, 잉여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곳, 사람들이 원하는 것(사치재)이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필수소비재)을 만드는 기업을 가져야 한다. 노동비용이 많이 필요한 임의소비재 업종은 마진 축소가 가장 먼저 발생한다.-다시 말해 낮은 변동성, 전반적으로 높은 품질, 다각화하고 실물 자산을 추가하며 시장이 변동성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해서 재조정 기회를 찾아라.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