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걸 "반등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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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지속해서 치솟고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8일(미 동부시간) 9bp(1bp=0.01%포인트) 넘게 올라 2.7%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번 주에만 33bp나 폭등한 것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강력한 긴축 경고에 10년, 30년물 금리가 장기 추세선을 깨고 올라가면서 도대체 어디까지 금리가 오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를 보면 금리는 3% 이상,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낙관론자'인 그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2주 동안의 반등에 약간 지나치게 흥분했을 수 있다. 주가 반등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의 의견은 기준금리가 2023년 중반까지 3%를 약간 넘는 것이지만 분명히 위험이 있다. 경제가 둔화하지 않고 특히 고용 성장이 상당히 둔화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높은 4% 이상 범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치우스는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195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노동 시장에서 연착륙을 달성하려면 Fed의 '환상적 몸놀림'(fancy footwork)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의 목표는 금융여건을 점진적으로 긴축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에서 과열 상태가 아닌 경제를 만들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며칠 전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블룸버그 기고문 '만약 증시가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강제로 떨어뜨려야 한다'에서 주장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헤치우스는 "주가가 폭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주가 하락, 금리 인상, 통화 강세, 신용 스프레드 확대 등의 조합이 필요하다. 이들은 서로 대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계속해서 암울한 보고서를 쏟아냈습니다. BofA는 "'인플레이션 충격'은 심화하고 있으며 '금리 충격'은 이제 시작됐다. 곧 '침체 충격'이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Fed가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올해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고 기업 이익(EPS) 성장은 올해 말까지 감소세로 바뀔 것이며 S&P500 지수는 4000 밑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금과 변동성(VIX), 원자재와 암호화폐가 주식과 채권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BofA는 최근 고객들과의 피드백에서 많이 나오는 말들을 전했는데요.
-"빌 더들리의 말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준금리 50bp 인상과 양적 긴축(QT)을 앞두고 누구도 잘난 척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기 침체가 올지, 스태그플레이션이 올지 결정을 못 하겠다."
-"경기 침체는 지금 '정말' 콘센서스다."
-"최소한의 확신도 없다." 등이었습니다.
BofA는 이날 또 다른 보고서에서 "현재 수요 감소 전망 및 빠른 운임 하락을 고려해 운송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운송업 커버리지 종목 28개 중 9개에 대한 등급을 낮춘다"라고 밝혔습니다. 금리가 장기 위주로 치솟으면서 10년물은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전날보다 9.5bp 오른 2.711%에 거래됐고, 2년물은 1.4bp 상승한 2.525%를 기록했습니다. 2년/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지난 주말 -7bp에서 이날 19bp까지 벌어졌습니다. 긴축 공포가 번지자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100.19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 초기 세계가 공포에 질려 안전자산을 찾던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달러화 상승에는 이번 주 일요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 지지율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유로화는 일주일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이 커졌고 금리 상승에 기술주가 크게 내리면서 나스닥이 1.34%나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0.27% 내렸고, 다우만이 0.40%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애플(-1.19%) 아마존(-2.11%) 테슬라(-3.0%) 등 빅테크뿐 아니라 엔비디아(4.5%) AMD(-2.62%) 등 반도체주도 급락했습니다. 쇼피파이(-6.33%) 코인베이스(-3.16%) 텔라닥(-4.07%) 등 아크펀드 관련주도 급락했습니다. 반면 에너지 금융주 소재 등 경기민감주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가 함께 올랐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이번 주 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의 발언이 중요했고, 지난 며칠은 그녀의 말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나쁜 소식은 당분간 완전히 흡수되고 있고 시장은 이제 다음 데이터 지점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관심은 다음 주 3월 소비자물가(CPI), 그리고 1분기 어닝시즌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12일에는 3월 CPI가 발표됩니다. ING는 헤드라인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1981년 12월 이후 최고), 식품 및 에너지를 뺀 근원 수치는 6.7%(1982년 8월 이후 최고)로 예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5월, 6월과 7월에 각각 50bp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물가 데이터는 Fed를 그 방향으로 더 밀어붙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BofA는 "헤드라인 수치와 근원 수치는 각각 8.4%와 6.5%를 기록할 것이다. 전달보다는 각각 1.1%, 0.4%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말 현기증 나게 높은 수치이지만 희망도 있습니다. BofA는 "3월이 전년 대비 수치로는 정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해 이맘때 물가가 치솟았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4~6월에 둔화할 것"이라며 "근원 CPI는 치솟던 중고차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듬에 따라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전날 발표된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3월 전월보다 3.3% 떨어졌습니다. LPL파이낸셜은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중고차가 CPI에서 4% 비중을 갖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인플레이션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휘발유 가격은 2월 갤런당 3.5달러에서 3월 4.19달러로 뛰었습니다. 식품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엔의 세계 식량 비용 지수는 지난달 13% 급등했습니다. 질로우가 발표한 월세는 전년 대비 17% 오른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고점을 찍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금세 팍팍 내려오는 건 아니다. 미국 내 공급망 혼란은 조금 풀리고 있지만, 푸틴이 저러고 있고(전쟁 지속), 시진핑이 저러고 있는 한(코로나 봉쇄) 쉽게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분기 어닝시즌은 오는 13일 JP모건, 델타항공 등으로부터 본격화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은 1분기에 (전년 대비) 4.5%의 이익 성장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팩트셋은 대부분 S&P500 기업이 예상보다 높은 실제 수익을 보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 이상 이익 성장을 보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20개의 S&P500 기업을 보면 70%가 월가 추정치를 상회했고, 상회하는 폭은 2.1%였습니다. 지난 5년간 평균이 각각 77%, 8.9%였던 점을 감안하면 둘 다 평균 미만입니다. 또 3월 31일 이후 월가의 S&P500 기업 이익 추정치 성장률은 4.7%에서 4.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의 명목 매출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마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들어 월가의 이익 추정치가 늘어난 기업은 대부분 에너지 업종에 치우쳐 있다. 반면 석유를 많이 쓰는 물류, 항공 등 상당수 업종은 불리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산관리 부문인 메릴은 그동안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멀티플(P/E)은 좀 압축되어도 기업 이익이 주가를 지켜낼 것이란 논리였지요. 그런데 최근 시각이 약간 바뀌고 있습니다.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식 매수를 권하면서도 업종, 종목을 잘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미국 경제는 강하다. 팬데믹 기간 통화+재정 부양책으로 11조 달러가 투입되었고, GDP의 절반에 달하는 이 돈은 금세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경제가 뜨겁고 특히 물가가 치솟다 보니 유동성을 조금씩 빼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Fed가 긴축을 시작하는 것이다. 팬데믹 시절의 보복적 상품 수요가 서비스 수요로 옮아가면서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좀 빠질 것이다.
-Fed는 강력한 긴축에 나섰다. 시장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원래 양적 완화(QE)가 없었다면 10년물 금리는 지금보다 1.2~1.3% 높았을 것이다. 3%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관점에서 장기물 금리는 그냥 변동성만 큰 게 아니라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해서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10년물 금리가 과거처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양적 긴축 때문에 다시 하락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식 밸류에이션(P/E)은 올해 초 고점이던 22.5배에서 3월 초 18~18.5배까지 떨어졌었다. 금리가 예상대로 높아진다면 멀티플에 대한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멀티플에 대한 압박이 있으면 주가가 상승이 아닌 유지만 하려 해도 어닝이 늘어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잉여 현금흐름과 이익이 상승해 멀티플이 하락하더라도 최소 주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주식은 채권보다 인플레이션에 강하다. 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시작될 때(경기가 좋을 때) 이런 가격 결정력은 꽤 견고하게 유지된다.
-높은 노동비가 투입되는 일부 업종(대부분 임의소비재)을 제외하고는 큰 마진 축소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필수소비재 영역에서 가격 결정력을 보고 있다. 대부분 설비 투자가 거의 끝났다. 이는 잉여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며 기업은 이 돈을 부채를 갚고, 자사주매입에 쓴다. 이러한 구조가 단기간에 변화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또 금융주 내림세가 전반적으로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침체와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서다. 위험은 약간 커졌지만, 침체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다음 주 시작되는 금융주 실적 발표에서 상당수가 예상보다 나은 이익과 현금흐름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마진은 매우 자세히 관찰될 것이다. 특정 산업의 높은 노동비용이 발생한다면 그곳에서 마진 축소를 보게 될 것이다.
-재정 부양책은 사라지고 있고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돌아섰다. 지정학적 위험은 계속 커지고 있다. 따라서 멀티플이 매우 높게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16~17배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고, 22배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가까운 미래 그사이에 어딘가, 18배 안팎에 머무를 것 같다. 여전히 매우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 사이클 후기에 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전략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다. 더 높은 수익률, 더 큰 다각화 필요성이 있으며 핵심 포트폴리오에서도 핵심에 집중하고 에너지, 재료 등 실물 자산에 대한 노출을 높여야 한다. 채권은 듀레이션을 낮춰야 하며, 자본이익이 아닌 총 수익률 측면에서 증시에 접근해야 한다. 즉 배당주, 배당 성장주를 넣어야 한다. 개별 기업으로 가면 가격 결정력을 가진 곳, 잉여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곳, 사람들이 원하는 것(사치재)이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필수소비재)을 만드는 기업을 가져야 한다. 노동비용이 많이 필요한 임의소비재 업종은 마진 축소가 가장 먼저 발생한다.-다시 말해 낮은 변동성, 전반적으로 높은 품질, 다각화하고 실물 자산을 추가하며 시장이 변동성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해서 재조정 기회를 찾아라.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를 보면 금리는 3% 이상,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낙관론자'인 그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2주 동안의 반등에 약간 지나치게 흥분했을 수 있다. 주가 반등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의 의견은 기준금리가 2023년 중반까지 3%를 약간 넘는 것이지만 분명히 위험이 있다. 경제가 둔화하지 않고 특히 고용 성장이 상당히 둔화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높은 4% 이상 범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치우스는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195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노동 시장에서 연착륙을 달성하려면 Fed의 '환상적 몸놀림'(fancy footwork)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의 목표는 금융여건을 점진적으로 긴축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에서 과열 상태가 아닌 경제를 만들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며칠 전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블룸버그 기고문 '만약 증시가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강제로 떨어뜨려야 한다'에서 주장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헤치우스는 "주가가 폭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주가 하락, 금리 인상, 통화 강세, 신용 스프레드 확대 등의 조합이 필요하다. 이들은 서로 대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계속해서 암울한 보고서를 쏟아냈습니다. BofA는 "'인플레이션 충격'은 심화하고 있으며 '금리 충격'은 이제 시작됐다. 곧 '침체 충격'이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Fed가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올해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고 기업 이익(EPS) 성장은 올해 말까지 감소세로 바뀔 것이며 S&P500 지수는 4000 밑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금과 변동성(VIX), 원자재와 암호화폐가 주식과 채권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BofA는 최근 고객들과의 피드백에서 많이 나오는 말들을 전했는데요.
-"빌 더들리의 말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준금리 50bp 인상과 양적 긴축(QT)을 앞두고 누구도 잘난 척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기 침체가 올지, 스태그플레이션이 올지 결정을 못 하겠다."
-"경기 침체는 지금 '정말' 콘센서스다."
-"최소한의 확신도 없다." 등이었습니다.
BofA는 이날 또 다른 보고서에서 "현재 수요 감소 전망 및 빠른 운임 하락을 고려해 운송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운송업 커버리지 종목 28개 중 9개에 대한 등급을 낮춘다"라고 밝혔습니다. 금리가 장기 위주로 치솟으면서 10년물은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전날보다 9.5bp 오른 2.711%에 거래됐고, 2년물은 1.4bp 상승한 2.525%를 기록했습니다. 2년/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지난 주말 -7bp에서 이날 19bp까지 벌어졌습니다. 긴축 공포가 번지자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100.19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 초기 세계가 공포에 질려 안전자산을 찾던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달러화 상승에는 이번 주 일요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 지지율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유로화는 일주일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이 커졌고 금리 상승에 기술주가 크게 내리면서 나스닥이 1.34%나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0.27% 내렸고, 다우만이 0.40%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애플(-1.19%) 아마존(-2.11%) 테슬라(-3.0%) 등 빅테크뿐 아니라 엔비디아(4.5%) AMD(-2.62%) 등 반도체주도 급락했습니다. 쇼피파이(-6.33%) 코인베이스(-3.16%) 텔라닥(-4.07%) 등 아크펀드 관련주도 급락했습니다. 반면 에너지 금융주 소재 등 경기민감주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가 함께 올랐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이번 주 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의 발언이 중요했고, 지난 며칠은 그녀의 말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나쁜 소식은 당분간 완전히 흡수되고 있고 시장은 이제 다음 데이터 지점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관심은 다음 주 3월 소비자물가(CPI), 그리고 1분기 어닝시즌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12일에는 3월 CPI가 발표됩니다. ING는 헤드라인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1981년 12월 이후 최고), 식품 및 에너지를 뺀 근원 수치는 6.7%(1982년 8월 이후 최고)로 예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5월, 6월과 7월에 각각 50bp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물가 데이터는 Fed를 그 방향으로 더 밀어붙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BofA는 "헤드라인 수치와 근원 수치는 각각 8.4%와 6.5%를 기록할 것이다. 전달보다는 각각 1.1%, 0.4%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말 현기증 나게 높은 수치이지만 희망도 있습니다. BofA는 "3월이 전년 대비 수치로는 정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해 이맘때 물가가 치솟았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4~6월에 둔화할 것"이라며 "근원 CPI는 치솟던 중고차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듬에 따라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전날 발표된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3월 전월보다 3.3% 떨어졌습니다. LPL파이낸셜은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중고차가 CPI에서 4% 비중을 갖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인플레이션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휘발유 가격은 2월 갤런당 3.5달러에서 3월 4.19달러로 뛰었습니다. 식품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엔의 세계 식량 비용 지수는 지난달 13% 급등했습니다. 질로우가 발표한 월세는 전년 대비 17% 오른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고점을 찍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금세 팍팍 내려오는 건 아니다. 미국 내 공급망 혼란은 조금 풀리고 있지만, 푸틴이 저러고 있고(전쟁 지속), 시진핑이 저러고 있는 한(코로나 봉쇄) 쉽게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분기 어닝시즌은 오는 13일 JP모건, 델타항공 등으로부터 본격화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은 1분기에 (전년 대비) 4.5%의 이익 성장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팩트셋은 대부분 S&P500 기업이 예상보다 높은 실제 수익을 보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 이상 이익 성장을 보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20개의 S&P500 기업을 보면 70%가 월가 추정치를 상회했고, 상회하는 폭은 2.1%였습니다. 지난 5년간 평균이 각각 77%, 8.9%였던 점을 감안하면 둘 다 평균 미만입니다. 또 3월 31일 이후 월가의 S&P500 기업 이익 추정치 성장률은 4.7%에서 4.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의 명목 매출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마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들어 월가의 이익 추정치가 늘어난 기업은 대부분 에너지 업종에 치우쳐 있다. 반면 석유를 많이 쓰는 물류, 항공 등 상당수 업종은 불리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산관리 부문인 메릴은 그동안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멀티플(P/E)은 좀 압축되어도 기업 이익이 주가를 지켜낼 것이란 논리였지요. 그런데 최근 시각이 약간 바뀌고 있습니다.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식 매수를 권하면서도 업종, 종목을 잘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미국 경제는 강하다. 팬데믹 기간 통화+재정 부양책으로 11조 달러가 투입되었고, GDP의 절반에 달하는 이 돈은 금세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경제가 뜨겁고 특히 물가가 치솟다 보니 유동성을 조금씩 빼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Fed가 긴축을 시작하는 것이다. 팬데믹 시절의 보복적 상품 수요가 서비스 수요로 옮아가면서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좀 빠질 것이다.
-Fed는 강력한 긴축에 나섰다. 시장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원래 양적 완화(QE)가 없었다면 10년물 금리는 지금보다 1.2~1.3% 높았을 것이다. 3%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관점에서 장기물 금리는 그냥 변동성만 큰 게 아니라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해서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10년물 금리가 과거처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양적 긴축 때문에 다시 하락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식 밸류에이션(P/E)은 올해 초 고점이던 22.5배에서 3월 초 18~18.5배까지 떨어졌었다. 금리가 예상대로 높아진다면 멀티플에 대한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멀티플에 대한 압박이 있으면 주가가 상승이 아닌 유지만 하려 해도 어닝이 늘어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잉여 현금흐름과 이익이 상승해 멀티플이 하락하더라도 최소 주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주식은 채권보다 인플레이션에 강하다. 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시작될 때(경기가 좋을 때) 이런 가격 결정력은 꽤 견고하게 유지된다.
-높은 노동비가 투입되는 일부 업종(대부분 임의소비재)을 제외하고는 큰 마진 축소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필수소비재 영역에서 가격 결정력을 보고 있다. 대부분 설비 투자가 거의 끝났다. 이는 잉여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며 기업은 이 돈을 부채를 갚고, 자사주매입에 쓴다. 이러한 구조가 단기간에 변화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또 금융주 내림세가 전반적으로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침체와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서다. 위험은 약간 커졌지만, 침체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다음 주 시작되는 금융주 실적 발표에서 상당수가 예상보다 나은 이익과 현금흐름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마진은 매우 자세히 관찰될 것이다. 특정 산업의 높은 노동비용이 발생한다면 그곳에서 마진 축소를 보게 될 것이다.
-재정 부양책은 사라지고 있고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돌아섰다. 지정학적 위험은 계속 커지고 있다. 따라서 멀티플이 매우 높게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16~17배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고, 22배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가까운 미래 그사이에 어딘가, 18배 안팎에 머무를 것 같다. 여전히 매우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 사이클 후기에 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전략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다. 더 높은 수익률, 더 큰 다각화 필요성이 있으며 핵심 포트폴리오에서도 핵심에 집중하고 에너지, 재료 등 실물 자산에 대한 노출을 높여야 한다. 채권은 듀레이션을 낮춰야 하며, 자본이익이 아닌 총 수익률 측면에서 증시에 접근해야 한다. 즉 배당주, 배당 성장주를 넣어야 한다. 개별 기업으로 가면 가격 결정력을 가진 곳, 잉여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곳, 사람들이 원하는 것(사치재)이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필수소비재)을 만드는 기업을 가져야 한다. 노동비용이 많이 필요한 임의소비재 업종은 마진 축소가 가장 먼저 발생한다.-다시 말해 낮은 변동성, 전반적으로 높은 품질, 다각화하고 실물 자산을 추가하며 시장이 변동성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해서 재조정 기회를 찾아라.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