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더 시티 프로젝트'의 시작, BTS 흡수한 라스베이거스 [종합]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 간담회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손을 맞잡고 전 세계 아미(공식 팬덤명)들을 끌어모았다. 공연 개최 지역을 해당 아티스트 팬들을 위한 테마파크로 만드는 첫 시작이 순간이 '잠들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졌다.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컨퍼런스 센터에서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THE CITY - LAS VEGAS)' 관계자 간담회가 개최됐다.이날 현장에는 크리스 발디잔(Chris Baldizan) MGM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총괄 부사장, 김태호 하이브 COO, 이승석 하이브 아이피엑스본부 사업대표,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사장, 이진형 하이브 CCO가 참석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는 하이브가 방탄소년단의 라스베이거스 공연 개최 기간에 맞춰 팬 경험을 확장한다는 취지로 도시 곳곳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이벤트를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연과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도시 곳곳에 아티스트 IP를 연결해 팬 경험을 확장한다"고 소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17일까지 콘서트가 열리는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약 5km에 걸쳐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인 스트립 지역 인근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벨라지오, MGM 그랜드, 만달레이 베이, 뉴욕 뉴욕, 아리아, 파크 MGM 등 유명 호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MGM 리조트는 하이브와 함께 이번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MGM 리조트는 3개의 경기장을 포함해 35개 엔터테인먼트 장소에서 1만개 이상의 쇼 등을 통해 1200만개 이상의 티켓을 판매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에 특히 강한 기업이기도 하다.

MGM 리조트는 '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달레이 베이에서 방탄소년단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으며, MGM 그랜드에서는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대형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라이브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벨라지오 분수쇼도 공개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도 마련했으며, 조명을 활용해 도시의 유명 아이콘들을 방탄소년단의 대표 색깔인 보라색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크리스 발디잔 MGM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총괄 부사장 /사진=하이브 제공
크리스 발디잔 MGM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총괄 부사장은 "팬들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유니크한 경험을 만들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처음 경험한 분들에게는 앞으로 또 오고 싶은 곳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잠들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수년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불려왔다. 크리스 발디잔은 "라스베이거스에는 최고의 호텔, 다이닝, 쇼 등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엔터테인먼트에 더해 이제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들도 열린다. 세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의 수도가 된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런 그가 방탄소년단 공연 유치에 관심을 가진 건 지난해 11월. 당시 방탄소년단은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크리스 발디잔은 "방탄소년단이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공연할 때 윤석준 하이브 CEO를 소개 받았다. 거기서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게 됐고, 윤석준 CEO와도 많은 공통점을 발견했다"면서 "그를 라스베이거스로 초청했고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주최하고 싶은 마음에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소개했다"고 전했다.그는 "굉장히 많은 경제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팬들의 영향력을 알고,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모든 걸 제공하려 한다. 얼마나 아미분들이 열정적인지도 알고 있다.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TS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팝과의 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이번 프로젝트 이후로도 하이브와의 좋은 관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하이브 COO /사진=하이브 제공
'시티 프로젝트'는 당초 2020년 월드투어 '맵 오브 더 솔'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 포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당 투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이후 공연 개최 도시인 라스베이거스가 첫 프로젝트 장소로 낙점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준비 기간은 1년이었으나, 라스베이거스는 그에 비해 약 4개월로 시간이 상당히 촉박했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경험 덕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2019년 10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렸던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 셀프'에서 이 '시티 프로젝트'의 첫 테스트가 진행됐다. 당시 온라인으로 구매한 굿즈를 대기 시간 없이 바로 받아갈 수 있었고, 위버스를 이용해 소통하며 다양한 팬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김태호 하이브 COO는 "이번에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실황 공연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라이브 플레이, 온라인 스트리밍 등이 코로나 시점에 맞게 추가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얻은 성과나 보너스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라스베이거스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거점인 만큼 준비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와 반대였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COO는 "기존 한국에서의 네트워크가 통하지 않아 새로 도전해야 했다. 점진적으로 접근이 쉬운 곳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의 끝판왕인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하는 게 도전이었다"고 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여러 소속 아티스트들의 '시티 프로젝트'를 다양한 도시에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슈퍼IP인 방탄소년단급 규모를 장담할 순 없지만, 아티스트의 성격과 성향에 맞게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투어 규모나 특성에 따라 콘텐츠는 달라질 수 있지만 하이브만의 공연 사업을 정착시킬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의 상황이나 마켓에 따라 시티프로젝트를 모듈화시켜 진행하게 될 거다. 규모가 있는 아티스트는 스타디움을 끼고 굉장히 큰 규모의 시티 프로젝트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는 아레나 규모로 하는 아이디어를 생각 중이다. 아티스트의 규모와 영향력에 따라 그런 게 적절하게 배치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이승석 하이브 아이피엑스본부 사업대표 /사진=하이브 제공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사장 /사진=하이브 제공
이승석 하이브 아이피엑스본부 사업대표는 '팬 경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우리만의 기획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팬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과정을 사업에 접목하고 있다"며 "팬들이 하는 모든 활동을 사업화하진 않는다. 우리 나름대로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사장은 "하이브 아메리카가 콘셉트와 설치까지 다 주관했지만 하이브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글로벌한 프로젝트였다. 팬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걸 공유해준 한국 하이브 구성원들 덕에 나도 배우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브 아메리카가 운영하는 첫 담당 프로젝트로서, 최대한 많은 팬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친밀하고 독특한 경험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과 가깝도록 교통을 고려했고, 팬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간별 입장 예약을 진행해 보다 수월하게 팝업 공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진형 하이브 CCO /사진=하이브 제공
한편, 이날 하이브 이진형 하이브 CCO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 아티스트들은 현재 병역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회사에 일임하고 있다"면서 "아티스트들이 과거에 반복적으로 국가의 부름에 응하겠다고 말했고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지만 2020년부터 병역 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본인들의 생각과 다르게 변화를 거치다 보니, 회사와 협의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 사안이 어떻게 될지 회사와 상의했고, 판단을 회사에 일임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서 관련 법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 시기에 병역 관련 이야기를 하는 건 조심해야한다고 이야기했고, 아티스트도 이를 성숙하게 받아들였다"며 "최근 몇 년간 병역제도가 변화하고, 그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계획을 잡는 게 어려워 조금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다만 아티스트 병역 관련 사안이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됐고 이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성숙된 걸로 보아 이번 국회에서 정리가 되었으면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