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봉 얼마나 올릴까…어느 때보다도 길어지는 삼성전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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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회 임금협상 처음으로 4월 넘겨…삼성 계열사도 줄줄이 밀려
노조 요구에 경쟁사 임금인상률도 고심…작년엔 평균 7.5% 인상
올해 임금 인상을 두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도 길어지고 있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올해 임직원 연봉을 대폭 올리자 삼성전자 내부에선 10% 이상의 파격 인상 요구도 나오지만, 임직원들에게 '총보상 우위'를 약속해온 삼성전자는 커지는 인건비 부담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두고 최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로,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은 직원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통상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2~3월 중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해 새 임금을 3월 월급날(21일)부터 지급해왔는데 올해처럼 임금협상이 4월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온 노사협의회는 임금인상률과 복리후생 개선안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2022년도 임금인상률에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 수준인 기본인상률 15.7%를 요구했으나, 사측에선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평균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조합원 4천500명 규모의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임금인상, 복지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협의회의 협상 테이블이 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나머지 삼성 계열사들의 임금협상도 줄줄이 밀리고 있다.
통상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정한 당해 연도 임금인상률을 기초로 각사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는데 삼성전자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임금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결론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삼성전자에서 정해져야 다른 계열사들도 올해 임금인상률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1등 기업 임직원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보장한다는 총보상 우위를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IT 업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임금인상이 결정되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보상 우위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쌓였고, 올해도 경쟁사들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큰 폭의 임금인상 요구가 더 거세졌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평균 15%의 임금인상(전체 연봉 재원 기준)을 확정했고, 네이버 노사도 올해 평균 10% 임금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입사원 초임은 일부 경쟁사에 역전당한 상황이다.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5천40만원으로 올려 삼성전자(약 4천800만원)를 추월했고, LG전자도 이달 7일 8.2%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하면서 신입사원 초임(약 4천900만원)을 삼성전자보다 높게 잡았다.
반도체 기업 DB하이텍은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14.3% 인상해 삼성전자와 동급으로 맞췄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명실상부한 '1등 기업'이라는 외부의 평가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임금 불만이 크다"며 "성과급이 다른 기업보다 많은 편이지만 매년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로 달라 계약 연봉을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도 임직원들의 이 같은 불만을 인지하고 있지만 커지는 인건비 부담으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임직원 임금은 한번 인상되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국제 정세 불안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어서 임금을 한 번에 대폭 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특히 국내 임직원 수만 11만명 이상인 삼성전자는 어느 기업보다도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큰 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는 약 15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8.4%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은 지난 1일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사에서 올해 임금협상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면 가감 없이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4천400만원이었다.
/연합뉴스
노조 요구에 경쟁사 임금인상률도 고심…작년엔 평균 7.5% 인상
올해 임금 인상을 두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도 길어지고 있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올해 임직원 연봉을 대폭 올리자 삼성전자 내부에선 10% 이상의 파격 인상 요구도 나오지만, 임직원들에게 '총보상 우위'를 약속해온 삼성전자는 커지는 인건비 부담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두고 최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로,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은 직원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통상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2~3월 중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해 새 임금을 3월 월급날(21일)부터 지급해왔는데 올해처럼 임금협상이 4월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온 노사협의회는 임금인상률과 복리후생 개선안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2022년도 임금인상률에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 수준인 기본인상률 15.7%를 요구했으나, 사측에선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평균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조합원 4천500명 규모의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임금인상, 복지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협의회의 협상 테이블이 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나머지 삼성 계열사들의 임금협상도 줄줄이 밀리고 있다.
통상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정한 당해 연도 임금인상률을 기초로 각사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는데 삼성전자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임금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결론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삼성전자에서 정해져야 다른 계열사들도 올해 임금인상률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1등 기업 임직원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보장한다는 총보상 우위를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IT 업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임금인상이 결정되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보상 우위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쌓였고, 올해도 경쟁사들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큰 폭의 임금인상 요구가 더 거세졌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평균 15%의 임금인상(전체 연봉 재원 기준)을 확정했고, 네이버 노사도 올해 평균 10% 임금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입사원 초임은 일부 경쟁사에 역전당한 상황이다.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5천40만원으로 올려 삼성전자(약 4천800만원)를 추월했고, LG전자도 이달 7일 8.2%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하면서 신입사원 초임(약 4천900만원)을 삼성전자보다 높게 잡았다.
반도체 기업 DB하이텍은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14.3% 인상해 삼성전자와 동급으로 맞췄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명실상부한 '1등 기업'이라는 외부의 평가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임금 불만이 크다"며 "성과급이 다른 기업보다 많은 편이지만 매년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로 달라 계약 연봉을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도 임직원들의 이 같은 불만을 인지하고 있지만 커지는 인건비 부담으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임직원 임금은 한번 인상되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국제 정세 불안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어서 임금을 한 번에 대폭 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특히 국내 임직원 수만 11만명 이상인 삼성전자는 어느 기업보다도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큰 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는 약 15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8.4%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은 지난 1일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사에서 올해 임금협상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면 가감 없이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4천400만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