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경고한 이창용 "금리 상승에 부채 큰 가구 '고위험' 가능성"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늘어나면 소득 및 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가구로 편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자는 10일 '향후 금리인상에 따른 고위험가구의 수 및 부채 변동 전망'을 묻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특히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금리상승 시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고위험가구란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40%),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자산대비부채비율·DTA>100%) 가구를 말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고위험가구는 3.2%(38만1000가구)를 기록했다. 전년(3.4%) 대비 소폭 줄었지만, 이는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조치 등에 따라 일시적이란 게 한은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이를 면밀히 점검해 사전에 경고하는 등 관련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통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채무 재조정, 개인파산제도의 유효성 제고 등 미시적 정책 대응도 함께 강구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저신용자, 노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의장인 총재 공석으로 진행되는 것과 관련, 이 후보자는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총재 공백 상황에서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금융·경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차질 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열린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