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세월호 침몰 지점서 선상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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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기 앞두고 유가족 등 50여명 참가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
8년 전 세월호를 집어삼킨 야속한 바다 위에서 유가족들은 다시 한번 더 눈시울을 붉혔다. 10일 유가족 28명과 유관 단체 추모객 등 55명은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참사 해역을 찾아 선상 추모식을 열었다.
해경이 준비한 3천t급 경비정에 탑승한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차분한 모습으로 참사 해역에 도착했다.
일부 유가족은 가벼운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추스른 듯해 보였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잠시뿐.
뱃길로만 3시간을 달려 세월호 침몰 지점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또다시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다.
과거와 달리 오열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침묵 속에서 눈물을 훔치는 무거운 공기 속에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이 담겨있었다. 유가족 양모(55) 씨는 "대학을 가고 여자친구도 만들고 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너무 예뻐 보인다"며 "이런 걸 하나도 하지 못한 아이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당시 침몰 지점에 와보지 못했다는 그는 "그때 못 와본 게 마음에 남아 있었다"며 "이 자리에 오는 게 쉽지 않지만, 앞으로는 계속 찾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상 추모식을 진행한 유가족들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세월호 침몰 지점을 표시한 부표가 떠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한 유가족은 국화 대신 화사한 노란색 꽃 한 아름을 손수 준비해 오기도 했다. 이들은 기도하듯 두 손으로 꽃을 꼭 쥔 채 전하고픈 말을 담아 바다에 던졌다.
넘실대는 물결을 타고 하늘까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흘러가는 꽃송이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이 가족은 꼭두새벽부터 도로 340㎞, 바닷길 100㎞를 8시간 넘게 달려왔다. 해경도 묵직한 뱃고동 소리를 내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악몽의 그 날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비극적인 참사의 그 날이 해를 바꿔가며 어김없이 또 다가온다"며 "벌써 8년이 됐지만, 참사 해역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안전한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 여러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라고 말했다.
추모객 중에는 참사 당시 구조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3명도 있었다.
민간 잠수사 강유성(53) 씨는 "차가운 바닷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지난 8년 동안 오지 못했다"며 "여전히 힘들지만, 현장을 잃어버리면 마음을 더 추스를 수 없을 것 같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가 점점 잊혀 가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다"며 "이제는 없는 시간이라도 내서 종종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이 이제 좀 더 밝고 따뜻한 곳에서 항상 즐겁게 지내고 있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
8년 전 세월호를 집어삼킨 야속한 바다 위에서 유가족들은 다시 한번 더 눈시울을 붉혔다. 10일 유가족 28명과 유관 단체 추모객 등 55명은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참사 해역을 찾아 선상 추모식을 열었다.
해경이 준비한 3천t급 경비정에 탑승한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차분한 모습으로 참사 해역에 도착했다.
일부 유가족은 가벼운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추스른 듯해 보였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잠시뿐.
뱃길로만 3시간을 달려 세월호 침몰 지점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또다시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다.
과거와 달리 오열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침묵 속에서 눈물을 훔치는 무거운 공기 속에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이 담겨있었다. 유가족 양모(55) 씨는 "대학을 가고 여자친구도 만들고 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너무 예뻐 보인다"며 "이런 걸 하나도 하지 못한 아이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당시 침몰 지점에 와보지 못했다는 그는 "그때 못 와본 게 마음에 남아 있었다"며 "이 자리에 오는 게 쉽지 않지만, 앞으로는 계속 찾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상 추모식을 진행한 유가족들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세월호 침몰 지점을 표시한 부표가 떠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한 유가족은 국화 대신 화사한 노란색 꽃 한 아름을 손수 준비해 오기도 했다. 이들은 기도하듯 두 손으로 꽃을 꼭 쥔 채 전하고픈 말을 담아 바다에 던졌다.
넘실대는 물결을 타고 하늘까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흘러가는 꽃송이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이 가족은 꼭두새벽부터 도로 340㎞, 바닷길 100㎞를 8시간 넘게 달려왔다. 해경도 묵직한 뱃고동 소리를 내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악몽의 그 날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비극적인 참사의 그 날이 해를 바꿔가며 어김없이 또 다가온다"며 "벌써 8년이 됐지만, 참사 해역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안전한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 여러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라고 말했다.
추모객 중에는 참사 당시 구조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3명도 있었다.
민간 잠수사 강유성(53) 씨는 "차가운 바닷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지난 8년 동안 오지 못했다"며 "여전히 힘들지만, 현장을 잃어버리면 마음을 더 추스를 수 없을 것 같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가 점점 잊혀 가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다"며 "이제는 없는 시간이라도 내서 종종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이 이제 좀 더 밝고 따뜻한 곳에서 항상 즐겁게 지내고 있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