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진출한 중견기업들…커지는 리스크에 '전전긍긍'

공시로 살펴본 '중기 러시아 리스크'
해외 자산 발 묶일까 전전긍긍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확대되면서 러시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중견기업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추가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을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를 둘러싼 긴박한 상황은 중견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서도 한눈에 드러난다. 자동차 배기가스 소음기(머플러) 및 정화기를 주로 생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세종공업이 대표적이다. 세종공업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2008년부터 생산시설 세종 루스(Sejong Rus)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세종 루스의 매출은 258억원, 현지 자산은 총 290억원이다.

세종공업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무력 분쟁과 관련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영향을 연결실체(자회사) 세종 루스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그 재무적 영향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일단 밝혔다.

크레인 제조사 광림도 러시아 제재로 인한 영향을 염려하고 있다. 광림은 러시아에 4개, 우크라이나에 2개의 크레인 판매전문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광림의 러시아 크레인 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약 30%에 달한다. 연간 282억원 매출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올리고 있다. 광림은 전자공시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는 러시아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축산용 사료를 주로 제조하는 중견기업 이지홀딩스는 현재 러시아에 에꼬호즈 등 6개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곡물재배 및 연구개발 조직이다. 6개 법인의 현지 자산은 작년 기준 617억원에 달한다. 이지홀딩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제재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무적인 영향이 얼마나 될지 현재로서는 추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