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세 꺾이려나…"국고채 3년물 금리 고점 지났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2.987%…2013년 12월 이후 '최고'
주담대 6%대 돌파…신용대출 상단도 5% 넘어
"현재 시장금리, 기준금리 인상 기대 감안해도 오버슈팅"
사진=뉴스1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덩달아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3차례로 기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일 연 2.98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13년 12월12일(연 3.0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3.169%를 기록하면서, 2014년 6월30일(연 3.170%)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5월부터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영향이다. 시장에선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연내 2.00%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뛰면서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 8일 기준으로 6%대를 넘었다. 우리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 상품 금리는 4.35~6.26%를 기록했다. 변동금리도 5%대를 넘었다. 하나은행의 신규 코픽스(변동형) 기준 주담대 상품 금리는 3.95~5.25%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등급 신용대출 상단금리도 5%를 돌파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에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오른 결과다.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6개월(민평 평균 기준) 금리는 지난 8일 1.803%를 기록했다. 올해 1월말엔 1.650%였지만,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0.2%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금융채 AAA등급 1년물 금리는 2.423%를, 5년물도 3.14%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금리는 이미 고점에 이르렀다는 점에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들어 재차 급등한 시장금리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에 도달하면서 2013년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감안해도 현재 금리 수준은 오버슈팅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최근과 비슷한 환경인 2005년 국고 3년물과 기준금리 스프레드(차이)를 비교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004년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나타났다"며 "시장에선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05년 12월 당시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177bp까지 확대됐는데, 이를 적용하면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미 고점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173.7bp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또 다시 시장금리가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1~2명의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5월 인상 시그널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창용 총재 후보자가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답변한 만큼, 민간 부채 관련 금리 인상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1.75%에서 2.00%로 상향 조정했다. 오는 5월·7월·11월 총 3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