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명가 '희림'의 글로벌…필리핀 세부 호텔 설계 나선다

세부 코르도바시 새 레지던스, 호텔 설계 도맡아
설계, CM 일감으로 필리핀서 79억원 수주
종합건축기업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가 필리핀 세부에서 착공될 대형 레지던스·호텔 설계를 맡는다. 코로나19 엔데믹(종료) 바람에 따라 관광사업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한 것이다.

희림은 11일 필리핀 세부 코르도바시 일원에 세워질 레지던스와 호텔의 설계와 사업성 검토, 타당성 조사, CM, 감리 등 건축과정 전반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희림은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현지 법인 'BXT A&C'에 건축회사로는 유일하게 지분투자에 참여했다. 레지던스와 호텔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희림이 얼마나 지분투자를 했는지 등의 세부 정보도 밝히지 않았다. BXT A&C가 레지던스와 호텔, 복합쇼핑몰 등을 세우기 위해 확보한 부지 면적은 4만2733㎡다. 이 가운데 호텔과 레지던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희림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마스터플랜(사업기본계획), 타당성조사, 사업성검토, 설계, CM, 감리 등을 독자 수행한다. 희림 측은 "우선 설계와 CM 용역계약으로만 79억원을 수주했다"며 "사업성검토와 감리 등 다른 용역까지 수행하게 되면 수주 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희림은 1970년 창업해 설계와 CM 사업을 통해 글로벌 건축기업으로 성장했다. 설계 분야에서는 국내 1위이고, CM에서는 2~3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건축시장에서도 10위권을 내에 들어 있다. 지난해 매출은 2120억원, 영업이익은 82억원을 기록했다.

희림의 필리핀 관광단지 사업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회사 측 전략에 따른 것이다. 설계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중국, 아랍에메레이트 등 해외 시장에서 많은 건축물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글로벌 사업실적이 저조했다. 희림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사업 비중이 한 때 6대 4 정도였지만 최근 2년 동안 7대 3까지 기운 상황이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는 만큼 해외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메리 테리스 시토이 조 코르도바시장이 조봉환 전 필리핀 세부 한인회장의 부인이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희림이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희림은 코르도바시의 시청, 행정 부속시설, 공원 등의 건축디자인 제안에도 나서기로 했다.

최근 희림은 윤석열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사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코바나콘텐츠는 문화예술 전시기획사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