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명품 관심 갖는다는 건 옛말"…'큰손'된 2030 남성

명품거래 앱 MAU 상위 5곳 분석
플랫폼 이용자 55.6%가 남성
2030 비율도 46%로 '절반가량'

에르메스·샤넬 등 온라인 판로 확대
SNS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도 '활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030 남성이 온라인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고가 브랜드에 익숙해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심리가 겹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디지털 광고기업 인크로스가 명품거래 앱 월간 이용자 수(MAU) 기준 상위 5곳(크림·트렌비·발란·오케이몰·머스트잇)의 올해 1월 MAU를 분석한 결과, 플랫폼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 비중은 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비율이 55.6%로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이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플랫폼은 오케이몰로, 이곳의 남성 순이용자 비중은 94.4%에 달했다. 특히 30대 남성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의 47.4%를 차지했다. 이용자 성별과 연령 등을 고려해 오케이몰은 2030 남성 소비자가 관심을 많이 갖는 아웃도어·레저 카테고리를 눈에 띄도록 화면을 구성했다.

사진=크림 홈페이지 캡처

한정판 '리셀(resell·재판매)'이 활발한 크림의 남성 이용자 비중도 70.6%로 집계됐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 남성은 54.9%를 차지했다. 크림을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를 세 차례 거래한 이력이 있는 안모 씨(29)는 "제품이 고가이긴 하지만 되파는 것이 자유롭다 보니 구매하는 것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며 "어차피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어려우니 항공권이나 호텔 투숙료로 쓰려던 돈을 명품 사는 데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남성 명품 매장을 강화하며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원 박모 씨(34)는 "남성 전용 매장이 많이 생기다 보니 구경도 많이 하게 되더라"며 "남성 동료 중에 명품 벨트나 클러치, 셔츠 등을 입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만 명품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옛말"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성장하고 소비 연령층이 낮아지며 명품 브랜드 역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에르메스, 샤넬, 구찌,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는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카카오 선물하기 등 온라인 쇼핑몰에 자사 제품을 입점하며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통하려는 브랜드의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크리스찬디올, 버버리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운영하며 사진·동영상 게시물을 활용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샤넬은 2021 가을·겨울(FW) 패션쇼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보였다.

이재원 인크로스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하고 명품 주 소비자층이 어려지면서 MZ세대와의 연결성을 찾기 위한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며 "브랜드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 수요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때 명품의 브랜드 가치와 매출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