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당선인 15일 한국노총 방문…"노동계 안고 간다"
입력
수정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이후 한 달 만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만난다. 한국노총이 대선 직전인 지난 2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후 경색됐던 관계가 해소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또 대선 이후 첫 노동계와의 만남인 만큼 어떤 말이 오갈지 관심을 모은다.
11일 인수위와 한국노총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5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동호 사무총장 등 수뇌부를 면담하기 위해 한국노총을 방문한다.한국노총과 윤 당선인과의 관계는 한국노총이 대선 직전인 지난 2월 한국노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어그러졌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보다 며칠 앞서 김 위원장을 만나, 한국노총의 숙원 과제이던 공무원 타임오프제, 노동이사제 등에 우호적 의견을 내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만남 며칠 후 한국노총 지도부가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강행한 것이다.
이번 방문은 한국노총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한국노총 이동호 사무총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를 방문해 임이자 사회복지문화 간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동정책 요구안을 전달하며 "당선인이 대선 당시 한국노총과의 만남 자리에서 당선 이후 (한국노총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인수위 측도 한국노총과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화답하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결국 이번 방문이 성사된 것이다.
이번 만남은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국노총에 쇄신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윤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은 대선 이후 12일 만에 오찬 회동을 가졌지만, 노동계와의 만남은 기약이 없다는 예측이 우세했다.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도부가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했지만, 곧바로 한국노총 내부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는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며 "한국노총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의 설득도 있었겠지만 제1노총을 대화 상대로 안고 가야 한다는 당선인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 중심 정책협약 이행 방안'을 논의한 점이 윤 당선인 측을 자극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법에 근거를 둔 업종별 임금 차등 규정을 폐지해 달라"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박 원내대표도 이에 화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선 전에 이미 한국노총 방문을 약속했고, 공약이나 약속 사항을 변경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당선인의 성격이 드러난 일정"이라며 "노동 분야에서도 새 시대에 걸맞은 변화가 필요한 만큼, 한국노총과 대화를 통해 방향을 잡아가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한국노총이 우려 사항에 대해 인수위에 전달한 만큼 구체적인 공약과 관련한 논의가 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자리는 차기 정부가 노동 분야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11일 인수위와 한국노총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5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동호 사무총장 등 수뇌부를 면담하기 위해 한국노총을 방문한다.한국노총과 윤 당선인과의 관계는 한국노총이 대선 직전인 지난 2월 한국노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어그러졌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보다 며칠 앞서 김 위원장을 만나, 한국노총의 숙원 과제이던 공무원 타임오프제, 노동이사제 등에 우호적 의견을 내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만남 며칠 후 한국노총 지도부가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강행한 것이다.
이번 방문은 한국노총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한국노총 이동호 사무총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를 방문해 임이자 사회복지문화 간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동정책 요구안을 전달하며 "당선인이 대선 당시 한국노총과의 만남 자리에서 당선 이후 (한국노총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인수위 측도 한국노총과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화답하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결국 이번 방문이 성사된 것이다.
이번 만남은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국노총에 쇄신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윤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은 대선 이후 12일 만에 오찬 회동을 가졌지만, 노동계와의 만남은 기약이 없다는 예측이 우세했다.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도부가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했지만, 곧바로 한국노총 내부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는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며 "한국노총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의 설득도 있었겠지만 제1노총을 대화 상대로 안고 가야 한다는 당선인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 중심 정책협약 이행 방안'을 논의한 점이 윤 당선인 측을 자극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법에 근거를 둔 업종별 임금 차등 규정을 폐지해 달라"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박 원내대표도 이에 화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선 전에 이미 한국노총 방문을 약속했고, 공약이나 약속 사항을 변경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당선인의 성격이 드러난 일정"이라며 "노동 분야에서도 새 시대에 걸맞은 변화가 필요한 만큼, 한국노총과 대화를 통해 방향을 잡아가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한국노총이 우려 사항에 대해 인수위에 전달한 만큼 구체적인 공약과 관련한 논의가 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자리는 차기 정부가 노동 분야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