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시선 너머…'소설가의 영화' 속 환희 웃는 김민희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자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작품 '소설가의 영화' 측이 촬영 현장 스틸을 공개했다.

12일 공개된 '소설가의 영화' 스틸 사진에서 대사를 맞춰보는 이혜영과 김민희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영화는 2021년 3월 2주간 촬영된 작품으로 스틸 사진에는 봄 풍경 속 홍상수 감독의 시선 너머 옅은 미소를 짓는 이혜영과 서영화의 모습, 대사를 맞춰보는 배우들의 모습, 이혜영, 김민희, 하성국, 서지훈 동시녹음 기사가 홍상수 감독이 땅에 그리고 있는 무언가를 함께 집중하며 쳐다 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화 시사를 한 후 이혜영은 "당시 촬영현장을 추억해보니 왠지 T. S. 엘리엇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시작되는 싯 구절이 떠오른다"며 "여전히 춥고 건조했는데… 그 대지를 뚫고 꽃을 피워내야 할 것 같은 고통이 있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작가의 철학을 표현하느라 머리에서 쥐가 난 기억도 있다, 아무튼 홍상수 감독님은 마법이다"라며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주봉은 "그 공간 안에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컬러로 변화할 때에 아름다움도 발견했고, 참 신선했다"라며 "이혜영 배우와의 오랜만의 만남도 좋았다, 감독의 작품이 계속해서 진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또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권해효는 "우리는 정말 대화하고 있는 걸까? 마스크에 가려진 표정이 궁금하다"라는 소감을 남겨 궁금증을 자아냈다.

조윤희는 "감독님의 전화와 함께 설레임을 동반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감독님과의 작업은 소풍이다"라며 "촬영장을 가는 길은 설레고 내가 두려움없이 신나게 놀면 즐거울 거란 걸 안다, 그리고 내가 느낀 것보다 훨씬 놀라운 추억이 아름답게 남는다"고 했다.

하성국은 "작고 예쁜 것들을 잘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 안에 잘 존재한다는 것, 다시 배우고 용기 낼 수 있는 벅차 오르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박미소는 "촬영 전 회 차를 참여하지 않아서 궁금한 마음을 안고 지냈었는데 시사 후, 한 번 더 감사함을 느꼈다"라며 "좋은 영화를 더 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소설가의 영화' 역시 언제든지 꺼내보고 싶은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소설가의 영화'는 '당신얼굴 앞에서'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혜영과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민희가 주요 배역으로 출연했다.

극 중 소설가 ‘준희’ 역을 맡은 배우 이혜영이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 역의 김민희를 만나게 되어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득을 하며 진행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대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아왔다. 이번 은곰상 수상은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 수상이다.홍 감독은 무대에 올라 "정말 기대하지 않아 너무 놀랐다"며 자신의 연인이자 '소설가의 영화'의 제작실장을 맡은 김민희를 불러올려 함께 기쁨을 나눴다. 배우 캐스팅에 대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김민희, 이혜영 등 과거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지만 이번엔 색다른 에너지를 받았다"고 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