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비 100만원만…" 택시요금 먹튀男 알고 보니 '미혼'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범행 37건 접수

피해자 소유 블랙박스에 찍힌 해당 용의자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아내 출산비 명목으로 택시 기사에 100만원씩을 빌리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된 가운데, 경찰 조사 결과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범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지난 11일 아내의 출산 비용이 필요한 것처럼 속여 택시 기사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도주한 혐의(사기)로 A(3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해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목포 모 병원까지 택시로 이동하며 기사 B씨에게 "출산한 아내의 병원비를 정산해야 하는데 지갑을 두고 왔다"며 산부인과 정산 비용 명목으로 88만원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시외 운행 요금인 약 6만원도 지불하지 않았다.

이어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곧 아버지가 도착하니 빌린 돈을 바로 갚겠다"고 말했다.

당시 B씨는 A씨의 말을 믿고 병원 앞 ATM 기기에서 인출한 현금과 수중에 있던 돈까지 건네고 1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A씨에게 연락이 없자 뒤늦게 속았다는 걸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통신,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A씨를 서울에서 검거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범행을 했다"고 털어놨다. 미혼인 A씨가 언급한 아내와 아버지는 당연히 가상의 인물이었다.

경찰은 용의자 A씨에게 여죄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비슷한 사건 37건이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