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니들 시장 잡아라"…바이오 기업, 공격적 투자

시지바이오, 대웅테라퓨틱스의
유상증자 참여해 지분 12% 확보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통증이 거의 없는 미세 바늘을 이용해 피부에 약물을 주입하는 마이크로니들은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로 평가받는다. 의약품 백신은 물론 화장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대웅테라퓨틱스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2.3%를 확보했다고 12일 발표했다. 2019년 설립된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대웅테라퓨틱스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대웅테라퓨틱스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용 안약 후보물질(DWRX2008),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DWRX2003)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시지바이오가 주목한 것은 마이크로니들 기술이다. 수백마이크로미터(㎛)의 바늘 등을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DDS 기술이다. 바늘 크기나 강도, 소재에 따라 다양한 제품의 전달체로 활용할 수 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로 성장호르몬과 보툴리눔톡신 등을 전달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등을 활용한 피부 패치형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10조원으로 평가받는다. 매년 4.3%씩 성장해 2026년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마이크로니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 라파스는 패치 형태의 여드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먹거나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를 붙이는 치료제로 바꾼 것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세계 첫 상용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존슨앤드존슨과도 손을 잡았다.마이크로니들 분야로 신약 개발 분야를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백세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패치형 독감 백신 ‘MIMIX-Flu’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여름 캐나다에서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패치를 이용해 지씨플루를 몸속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광동제약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을 보유한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비만 치료제를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패치형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면 약물 전달 속도와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데다 냉장 시설 없이 유통할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