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의 변신…백화점 1층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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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전쟁하기보다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 출혈 경쟁이 심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고 화장품 명품 등 패션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쿠팡, 컬리 등 선발 주자와 무리한 경쟁을 지속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더 잘하겠다’는 구상이다.
잘하는 것 하겠다"
롯데온 새벽배송 접고
프리미엄 전문관 승부
뷰티·패션·명품에 집중
롯데온은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선보인다고 12일 발표했다. 온앤더뷰티는 3000여 개 뷰티 브랜드가 입점한 뷰티 전문 코너다. 입생로랑, 에스티로더, 조말론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80개가량 입점했다.온앤더뷰티는 백화점 브랜드매니저가 출연해 상품을 설명하고, 메이크업 팁을 알려주는 영상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선물하기’로 상품을 구매하면 롯데백화점 선물 포장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상품을 보내준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e커머스 플랫폼에 그대로 옮겨놓은 개념”이라는 게 롯데온의 설명이다.
롯데온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택했다. 최근 마켓컬리(신선식품)와 오늘의집(인테리어)처럼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버티컬 플랫폼’이 인기를 끄는 데 따른 대응이다. 롯데온은 뷰티를 시작으로 패션과 명품 등의 상품으로 전문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구매’보다 ‘쇼핑’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신선식품 등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는 부문에선 쿠팡 등 경쟁자를 단숨에 따라잡기 어렵지만 화장품 패션 명품 등 쇼핑 영역에선 ‘롯데’라는 브랜드로 승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롯데온이 2년 만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기로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내린 결정이다. 롯데온은 오는 17일을 끝으로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쿠팡, 컬리 등 선도업체가 이미 장악한 시장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따라붙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새벽배송 거점으로 사용할 수 없는 처지다.
롯데온 관계자는 “전국 주요 거점에 오프라인 점포를 갖고도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따로 짓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새벽배송 대신 점포에서 주문 후 두 시간 내에 집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