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리 급등·中 둔화 우려에 하락…나스닥 2.18%↓마감

뉴욕증시는 국채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하락했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3.04포인트(1.19%) 하락한 34,308.0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5.75포인트(1.69%) 떨어진 4,412.5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99.04포인트(2.18%) 밀린 13,411.9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국채금리 움직임과 중국의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을 주시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10년물 국채금리가 2.79%를 기록하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가파른 금리 상승은 기술주나 성장주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국채금리는 3월 CPI가 8%를 웃돌아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 연설에서 "다음 회의에서 (논의될 것은) 어떻게 거기(중립 금리)에 도착하며,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에 대한 부문이다.

50bp (인상은) 고려할 가치가 분명 있다.

올해 12월까지 중립 수준으로 가길 원한다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연방기금금리를 중립 금리에 훨씬 더 가깝게 이동시켜야 한다며 연말까지 중립 금리로 추정되는 2.25%~2.5%로 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가 언급한 2.25%~2.5%에 도달하려면 연말까지 최소 2회는 50bp씩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악화한 점도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15일 동안 계속된 중국 상하이의 도시 전면 봉쇄가 일부 풀렸으나 정상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에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했다.

특히 중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3% 오른 가운데,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8% 이상 하락하며 거의 한 달 만에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중국발 영향으로 4% 가량 하락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오는 13일 JP모건과 델타 항공의 실적을 시작으로 시작된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연준의 긴축 영향으로 1분기 기업 실적이 전분기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S&P500지수에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주가 유가가 4% 이상 하락한 여파로 3% 이상 떨어졌다.

기술과 헬스,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도 하락했다.

트위터의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의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베어드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재고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며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AT&T의 주가는 워너미디어 분사가 완료됐다는 소식에 7% 이상 올랐다.

AT&T에서 분사해 디스커버리에 합병돼 새롭게 신설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는 첫 거래일을 맞아 1% 이상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는 중국에서의 3월 차량 인도량이 증가했다는 소식에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 공장의 생산이 계속 중단된 여파로 4% 이상 하락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가 봉쇄령으로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 상승과 중국의 봉쇄 조치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오늘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을 나열한다면 그것은 단지 국채금리 환경에서 보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르네스토 라모스 주식 담당 팀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약간 짓누르고 있다"라며 봉쇄는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중국 제품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체나 미국 소비자들에 공급 측 병목 현상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82.1%를 기록했다.

1주일 전에는 74.9%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21포인트(15.17%) 오른 24.37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