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 골프장 건물 사라져…남측시설 철거 계속

VOA 위성사진 분석…해금강호텔 건물형태 남지 않은 수준
북한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이 상당 부분 철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랩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난티 골프장의 리조트 단지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조트 단지는 중심부 건물 및 그 좌우와 뒤쪽으로 배치된 8개 건물로 이뤄졌는데 9일까지 위성으로 포착됐던 중심부 건물이 10일에는 사라졌다.

중심부 건물 북쪽의 2개 동은 11일에는 건물 일부만 남긴 모습이었고, 나머지 6개 동은 지붕 색깔이 달라지고 원래의 직사각형에서 모양이 변했다.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기업 아난티가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천㎡(51만 평)를 50년간 재임대해 세운 시설이다.

2008년 5월 개장했지만 2개월 후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되면서 다시 문을 열지 못했다.

아난티 측은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골프장(18홀)과 리조트(96실) 등 해당 시설의 자산 507억 원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부터 철거를 진행한 해금강 호텔은 현재 사실상 건물의 형태가 남지 않을 정도로 작업이 진행됐다.

플래닛랩스의 11일 사진에서 해금강 호텔 건물 양쪽 끝에 남았던 지지 구조물이 상당 부분 사라졌고, 건물 중심부는 하층 지지 부위만 남은 듯 어두운 색상을 띄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으며 약 2년 5개월 후인 지난달 6일부터 해금강호텔의 철거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