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그알' 제작진과 통화서 "제 내연남도 같이 계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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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PD "남편 사망에 슬픔 느껴지지 않아"남편의 사망으로 8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남편 살해 용의자로 지명수배된 이은해(31) 씨가 2년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통화하며 "제게 내연남이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남도 계곡 같이 갔다' 건조하게 말해"
‘그것이 알고 싶다’ 김영태 PD는 지난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씨와의 첫 통화 당시를 회상했다.이 씨는 2019년 6월 발생한 ‘가평 계곡 사망 사건’ 이후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 A(당시 39세) 씨의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
수상히 여긴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당하자 2020년 3월 본인이 먼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험사 만행으로 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이 씨를 취재하던 제작진은 어딘가 수상한 점을 느꼈다.김 PD는 "남편이 사망한 사건인데 당연히 있어야 하는 어떤 슬픔, 안타까움 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그 사건을 매우 건조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계곡에 놀러 간 사람들이 남편의 지인이 아닌, 본인의 지인들로만 구성돼 있었다는 것도 의아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너무 건조하게 ‘제가 내연관계에 있었는데, 그 내연남도 계곡을 같이 갔어요’라고 저희에게 말한 점이다"라고 했다.
김 PD는 이 씨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그때부터 가평 계곡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김 PD가 이 씨, 공범인 조현수 씨와 통화하면서 느낀 점은 ‘보통내기가 아니다’라는 거였다.김 PD는 통화 후 "이들이 불법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많이 경험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목격자는 6명이다. 이 씨와 조 씨를 빼면 4명. 김 PD는 "그중 공범으로 혐의를 받는 사람도 있다. 또 사망한 A 씨를 처음 본 사람도 있다"면서 "우리는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어떤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섭외하고 캐스팅해서 그 현장에 데리고 갈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씨는 내연남인 조현수(30) 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과 경찰은 이 씨와 조 씨에 대해 공개수배하고 합동수사팀을 꾸려 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