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에 "주가 띄워라" 등 떠밀기 나선 中 증권당국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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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대주주 지분 매각 자제 등 주문중국 증권당국이 상장사들과 기관투자가들에 주가를 부양하라는 은근한 압박에 나섰다.
연기금·보험 등에는 "주식 비중 늘려라"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중화전국공상연합회(상공회의소)는 공동으로 '상장사의 건강한 발전을 더욱 지지하는 통지'를 발표했다. 상장사는 자사주를 더 사고, 장기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늘려 코로나19 확산에 흔들리는 증권시장 안정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지역의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상장사 주식에 투자하는 국유 투자사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로 했다. 국유자산관리위원회는 중앙정부 국유기업(중앙기업)을 총괄하는 기구로, 중앙기업에는 중신그룹, 광다그룹 등 다수 금융 그룹들이 포함돼 있다.
증감위는 연기금과 보험, 신탁, 자산운용사가 보다 많은 자금을 상장사 주식에 배분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상장사는 자사주를 사들여 직원들에게 성과급 등으로 나눠주면서 회사 실적 향상을 이끌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자사주 매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현금배당을 늘리고 투자자 소통 및 관리 활동(IR)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보다 많은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상하이거래소는 이와 별도로 지난 11일 200여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지난달 중국 주식시장에서 63억달러, 채권시장에서 112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빅테크 규제 등 민간 부문에 대한 압박 강화, 내수 경기 침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중국 증시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11%, 선전성분지수는 같은 기간 20% 하락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