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북경한미, AACR서 항암신약 연구결과 각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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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한미, 이중항체 전임상 첫 발표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은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 2종의 연구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북경한미약품의 해외 유명 학회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AACR에서 한미약품은 후성유전자적 표적항암 신약 'HM97662'를, 북경한미약품은 이중항체 신약 'BH3120'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각각 포스터로 발표했다. HM97662는 악성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면역항암제 반응성 개선은 물론 기존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확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성학적 유전자인 'EZH2'는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운 다수의 재발 혹은 불응성 암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유전자다. EZH2를 저해할 경우 'EZH1'이 활성화돼 다시 암의 내성을 유발한다. 한미약품은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저해제인 HM97662를 개발했다.
이번 AACR에서는 'KRAS·LKB1' 이중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HM97662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는 LKB1 유전자 기능이 소실된 환자, 특히 KRAS 변이와 LKB1 소실 변이가 모두 나타난 환자에 반응성이 현저히 감소한다고 했다.
HM97662는 EZH1·2 억제는 물론 종양미세환경(TME)에서 면역 반응을 높이는 인자인 인터페론 유전자 촉진제(STING) 발현을 증가시켰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활성화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분비를 촉진했다. HM97662는 KRAS·LKB1 이중 변이가 일어난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 항암제 반응성을 높였다. 한미약품은 "HM97662가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임상 1상을 올 상반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북경한미약품은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면역항암신약 'BH3120'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BH3120은 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를 표적한다. 4-1BB는 T세포 또는 자연살해(NK)세포에서 발현되는 공동자극 분자다.
기존에 개발 중인 4-1BB 단일클론 항체들은 효능 또는 안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BH3120의 경우 4-1BB와 암세포 표면에 위치한 'PD-L1'까지 표적해,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또 영장류 대상 안전성 연구에서 체중 1kg당 200mg까지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경쟁 품목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의 안전성이라는 것이다. 북경한미약품은 다양한 고형암 치료제로서의 임상을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두 연구센터가 협력 관계를 통해 개발한 우수한 신약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