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리는 부산 '드론쇼' 펼쳐진다

토요일 밤마다 광안리 수놓아
우크라 전쟁 반대·평화 기원

거리두기 완화로 관광객 북적
中·대만에 '봄꽃 여행' 홍보도
지난 9일 열린 ‘광안리 M드론쇼’. 500여 대의 드론이 벚꽃을 형상화하고 있다. /부산=민건태 기자
코로나19 방역 기준이 대폭 완화되면서 부산 관광산업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극심한 침체를 겪은 부산지역 상권도 각종 축제 개최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부산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광안리 하늘 수놓는 드론쇼

부산 수영구가 지난 2일부터 진행 중인 ‘광안리 M드론쇼’가 매년 가을에 열리는 불꽃축제와 함께 지역 대표 문화 콘텐츠로 떠올랐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와 10시에 광안리해수욕장 상공을 500~1500대의 드론이 수놓는다. 9일에는 벚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형상화했으며, 우크라이나 국기를 표현해 러시아와의 전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수영구는 코로나19 이후 중단한 불꽃축제를 대체하는 행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번 행사를 추진했다. 지난해부터 진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잠정 연기됐다.드론쇼를 찾는 관광객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영구 집계 결과 9일 오후 6~10시 사이 광안리해수욕장의 유동 인구는 10만640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시간대 평균 유동 인구(7만6469명) 대비 39.1% 늘었다.

인근 상인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광안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해변이 보이거나 야외 테라스를 갖춘 상점은 만석이고, 해수욕장 뒤편의 골목 상권도 활기를 되찾았다”며 “드론쇼가 열리는 주말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 중이다. 정호경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팀장은 “백화점뿐 아니라 인근 서면 상권은 2~3주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실적 집계는 이르지만, 여성용 색조화장품에서 눈에 띄는 매출 증가가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잡아라”

부산시는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마케팅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관광공사는 중국과 대만의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2022 중화권 부산 봄꽃 프로모션’을 추진한다. 대만 지하철 래핑 홍보와 봄꽃 키트(KIT) 이벤트 등을 각국의 주요 플랫폼인 틱톡, 샤오훙수, 웨이보에 알린다. 봄꽃 키트는 엽서(벚꽃), 포스트잇(동백), 키링(유채꽃), 페이퍼디퓨저(관광지), 봄꽃코스 안내 리플릿 등으로 구성됐다.

부산 여행을 위한 홍보 영상인 ‘에헤이 마 하모’의 인기도 뜨겁다. 부산의 사투리를 표현한 영상은 지난 한 달 동안 웨이보와 틱톡 등에서 3억5000만 회에 달하는 노출 수와 1억46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지난달 싱가포르 단체관광객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등 관광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관광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해외 마케팅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