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외치는 ‘네카오’…멀고 먼 구글·메타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IT 기업 중 하나지만 구글, 메타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여전히 갈길이 멉니다.최근 수장을 바꾼 네이버와 카카오는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을 선언했는데요.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IT바이오부 임동진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얼마 전 각각 대표들이 바뀐만큼 간단히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파격적 인사로 화제가 됐었죠?



지난달 정식 선임된 최수연 신임 대표는 1981년 생으로 현재 우리나라 나이로 따지면 42살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대 기업 CEO의 평균 연령이 59.8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 대표는 2005년에 네이버에 입사했지만 곧 퇴사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법무법인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지난 2019년에 네이버에 재입사한 뒤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맡으며 네이버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에 다수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카오의 남궁훈 신임 대표는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의 최측근 중 하나인데요.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의 창립 멤버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 카카오게임즈 대표까지 역임한 게임, 디지털 분야 전문갑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새 대표들의 가장 큰 과제가 바로 해외 사업 확대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특히 무대 확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첫 번째 이유는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IT 기업들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일부 분야, 소수의 국가를 제외하면 아직 개척할 시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골목 상권 침해를 비롯해 플랫폼 독점 논란과 각종 규제에 대한 부분도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갖고 있는 글로벌 비전은 무엇인가요?



네이버는 오늘 앞으로 5년 내 10억 글로벌 사용자 확보란 목표를 제시했고 카카오는 3년 내 해외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지난주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정호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글로벌 이용자 10억 명. 매출 15조 원. 네이버가 5년 안에 이루겠다고 제시한 목표입니다.

[최수연 / 네이버 대표 : (아마존, 알파벳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이자 제가 그리는 네이버의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웹툰, 그리고 메타버스 사업을 엔진 삼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합니다.

일본에서는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북미에선 지난해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함께 IP 밸류체인을 강화합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펀드를 출자해 현지 모빌리티, 중고거래 플랫폼 등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사들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카페와 밴드 등 기존에 보유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도 구축하는데, 올 하반기까지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보고 후기를 남기는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도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카카오는 3년 안에 해외매출을 40% 늘리고,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크러스트, 그라운드X와 같은 자회사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강화에 나섭니다.

크러스트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인 '크롬'을 출시했고, 그라운드엑스는 NFT를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와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 메타버스'를 준비중입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오픈채팅 기반의 메타버스를 기획 중이라며, 카카오톡처럼 지인 중심이 아닌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기에 확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향후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툰 등 콘텐츠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글로벌 신사업의 전망도 긍정적이란 겁니다.

[이승훈 /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네이버나 카카오 모두 웹툰쪽에선 큰 성과가 나오고 있어요. 글로벌 빅테크 쪽에서도 이것과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사업 자체가 없고요. 충분히 네이버나 카카오 역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이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확대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보죠.



네이버웹툰은 현재 10개 언어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 다양한 웹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웹툰의 경우 갈수록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요. 웹툰 분야 자체의 성장은 물론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승승장구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원작인 웹툰의 조회수가 늘어나는 등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전세계 만화앱 시장의 77%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시장인데 그곳에서 네이버는 '라인망가', 카카오는 '픽코마'를 통해 시장을 꽉 쥐고 있습니다. 앞서 있던 네이버를 카카오가 제치고 1위 사업자를 차지하고 있고요. 유럽의 경우 세계 두 번째 만화시장인 프랑스를 기반으로 삼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네이버는 글로벌 Z세대를 사로잡은 웹툰과 제페토 간 시너지를 모색 중입니다. 웹툰 지식재산권 영상화, 제페토와의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가입자 수가 3억 명이 넘고요.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에는 홍콩 현지 법인도 설립하는 등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 메타버스와 연관성이 높은 블록체인 업체,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 메타버스 자회사에 전략적 투자자로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하려는 이들과 빅테크의 선봉인 구글, 페이스북의 메타와 어느정도 격차가 있을까요? 신동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연매출 6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영업이익은 네이버가 1조원을 넘어섰고, 카카오는 6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0년 양사가 각각 5조3천억, 4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것을 볼때 정부의 플랫폼 규제속에서도 1년 만에 성장을 멈추지 않고 덩치를 키우는데 성공한셈입니다.

그렇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목표로 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전세계 플랫폼 선봉에 서있는 구글과 메타와 비교해볼까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우리돈으로 90조원이 넘고요. 영업익은 약 26조원입니다.

메타도 같은 분기 매출은 약 40조2천억, 영업이익은 14조96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알파벳의 분기 매출은 네이버와 카카오 각각 보다 약 50배 많은 셈이고요.

메타의 분기 매출은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 연매출을 합한 금액보다 3배이상 많습니다.

다음은 시총을 봐볼까요.

알파벳 시총은 우리 돈으로 약 1111조원, 메타의 시총은 약 735조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약 50조원대 수준인 것고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인 것을 볼 수 있죠.

물론 단순비교지만 이렇게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바로 핵심 사업 때문입니다.

구글은 세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정리함으로써 웹을 재정의했습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크롬은 아예 운영체제가 되어 윈도우와 경합하는 수준이 되었죠.

최근 영향력이 떨어지긴했지만 메타의 경우 전세계 대표 SNS를 만들었죠. 바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핵심은 그 분야의 상징이자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 선봉에 서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전문가들이 일단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네이버나 카카오 모두 웹툰을 키로 해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하이브가 BTS라는 큰 나무를 제대로 심어놓고 걸그룹, 웹툰과 웹소설, 게임까지 새로운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는 것처럼, 네이버와 카카오는 무대 확장의 기반이 될 나무가 웹툰이라는 얘깁니다.

사실 구글이나 메타를 비롯해 다른 글로벌 빅테크들 중에서도 이 웹툰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은 없고요.

네이버, 카카오의 지금까지의 주력 사업들은 언어적 한계가 있어서 확산이 쉽지 않았는데 K-컬쳐가 강력해지다보니까 그만큼 더 빠르게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콘텐츠를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설계 능력이 필요하고 각 지역별로 로컬라이징하고 글로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인력도 확중해야 한도”고 조언합니다. 또한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인수하고 구글이 유튜브 인수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한 것처럼 강력한 M&A도 필수라고 말했고요.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K-콘텐츠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진화시키면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임동진 기자·신동호 기자·정호진 기자 djl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