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성격, 노년기 '치매 전단계' 위험 높다

체계적이고, 자제력이 있고 생산적인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는 치매의 전단계에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성격이 노년기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요네다 토미코 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1990년대부터 시작된 '장기 기억-노화 연구' 참가자 195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이 자료에는 참가자의 성격적 특징을 평가하는 표준 설문조사 결과와 최장 24년에 걸쳐 매년 시행한 인지기능 테스트 결과가 포함됐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 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학술지 '성격-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최신 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계적이고, 자제력이 있고 생산적인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는 치매의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위험이 낮지만 신경이 과민하고, 기분 변화가 심하고, 상처받기 쉬운 성급한 성격의 소유자는 MCI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인정하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면서 "그러나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중한 성격 점수가 6점 올라갈 때마다 MCI 위험은 22% 낮아지고, 성급한 성격 점수가 7점 올라가면 MCI 위험은 1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신중한 성격을 지닌 사람은 성급한 성격의 소유자보다 기대 수명이 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전했다.이처럼 성격이 인지기능과 연관되는 이유는 운동에서 흡연에 이르기까지 건강과 관련된 선택을 결정하는데 성격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신중한 성격의 사람은 식습관이 건전하고 운동하고, 흡연을 피할 가능성이 크지만 성급한 성격의 사람은 건강에 좋지 않은 선택으로 걱정, 우울감, 감정적 불안을 겪을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