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한그릇 8000원 넘었다…냉면은 1만원 육박
입력
수정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집계…우크라이나 사태에 외식물가 상승서울 지역 칼국수 평균 가격이 8000원을 넘었다. 이상기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외식 물가가 뛰고 있다.
서울 지역 칼국수 평균 값 8.7% 상승…냉면 값 9.7% 올라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지역 외식비를 보면 서울 지역 칼국수 평균 가격은 전월보다 1.9%, 지난해 같은달보다는 8.7% 상승한 8115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8000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칼국수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최근 3년간 18.5% 상승했다. 특히 최근 1년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밀가루가 원재료인 냉면, 자장면 등 외식 품목도 유사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냉면의 경우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이 1만원에 육박했다. 9962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7% 뛴 수치다. 냉면 역시 2020년 3월 9000원에서 지난해 3월 9077원으로 상승폭이 1%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1년간 오름폭이 컸다. 자장면 역시 1년새 10% 가까이 올랐다. 서울 지역 자장면 가격은 9.3% 상승한 5846원이었다. 이어 비빔밥(7.0%), 김치찌개백반(5.6%), 김밥(5.1%), 삼겹살(3.4%). 삼계탕(0.2%) 순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부 서울 지역 유명 음식점은 한발 앞서 주요 메뉴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칼국수로 이름난 서울 명동의 '명동교자'는 지난 2월 3년 만에 주요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 그릇에 9000원이던 칼국수는 1만원으로 올랐다. 성수기를 앞둔 냉면의 경우 유명 평양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1만1000~1만5000원으로 뛴 상태다.이같은 외식비 상승의 배경에는 밀 가격 급등이 있다. 세계 밀 수출 2위인 미국의 밀 생산량이 지난해부터 급감했고, 올해 들어서는 5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여파로 밀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t당 279달러 수준이던 국제 밀 가격은 13일(현지시간) 405달러로 치솟았다.
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와 내년 국제 밀 가격 상승, 국내 외식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합사료 및 식품제조업에 사용되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지난달 말 농촌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국제 곡물 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은 약 10~20% 상승할 것"이라며 "국내 가공식품 소비자물가는 3.4~6.8%, 외식 소비자물가는 0.6~1.2%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밀가루뿐 아니라 전방위적 원재료 가격 상승 흐름이 외식비 물가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월 외식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6% 뛰었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39개 외식 조사 품목 물가가 모두 올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