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드] 지주부터 건설·화학까지 'LG맨'…DL그룹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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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옛 대림그룹)이 김종현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LG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그룹 사세를 키우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지주사 DL 및 핵심 계열사인 DL이앤씨(건설)와 DL케미칼(화학)의 최고경영자(CEO)가 일제히 ‘LG맨’으로 채워졌다. 글로벌 마케팅 및 인수합병(M&A), 신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LG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이해욱 DL그룹 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DL그룹의 사세를 키우기 위해선 △글로벌 마케팅 △M&A △신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LG맨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L그룹은 내수 중심 기업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의 중심축을 건설에서 석유화학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핵심사업인 건설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룹 안팎에선 작년 재계 순위가 19위(자산기준)로 전년보다 한 계단 떨어지자 자칫 20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해 미국 대형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인수한 것처럼 앞으로도 M&A를 앞세운 ‘세계 톱20 석유화학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작년 3월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계열사별 독자경영을 위해 능력이 검증된 LG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LG맨으로 채워진 경영진
14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에서 현재 CEO를 맡고 있는 LG 출신 인사는 총 5명이다. 그룹 전체를 통틀어 두 명인 부회장이 모두 LG 출신이다. 배원복 대림 부회장과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2019년부터 부회장을 맡아왔던 SK텔레콤 출신 김상우 전 부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2월 그룹을 떠났다.2019년부터 DL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지난해 11월 대림으로 옮긴 배 부회장은 LG전자 마케팅그룹장(부사장) 출신으로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LG전자 휴대폰 전성시대를 이끈 마케팅 전문가다. 대림은 DL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DL그룹의 지배구조는 이해욱 회장→대림→DL→DL이앤씨·케미칼로 구성돼 있다. DL케미칼은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김종현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DL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LG화학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화’를 이끈 주역이다. 배 부회장과 김 부회장 모두 LG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DL을 이끌고 있는 전병욱 대표도 LG 출신이다. 18년간 LG유플러스에 근무하면서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 CSO(최고전략책임자) 등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DL로 영입된 후 한 달만에 대표이사에 초고속 선임됐다. 그룹 모태이자 건설 계열사인 DL이앤씨의 마창민 대표도 LG전자 마케팅 임원 출신이다. 배 부회장과 함께 휴대폰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작년 1월 대표로 선임됐다. 윤준원 DL모터스(옛 대림자동차공업) 대표도 LG유플러스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CEO가 모두 특정 그룹 출신이라는 것은 재계에선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내수 중심서 글로벌로 도약”
이 밖에도 남용 DL이앤씨 이사회 의장과 허인구 전 DL모터스 대표, 이준우 전 대림 대표도 LG그룹 출신이다. DL그룹이 LG 출신을 선호하게 된 배경엔 이 회장의 ‘경영멘토’를 맡고 있는 남 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부회장을 지낸 남 의장은 2013년 고문으로 합류해 DL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18년부터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이 경쟁사들의 잇단 스카우트 제의에도 DL케미칼 합류를 결정한 배경에도 남 의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DL그룹이 최근에 영입한 LG맨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마케팅과 M&A 및 신사업 전문가라는 점이다. DL그룹은 작년 11월 전 사장 영입 당시 “대규모 M&A을 과감하게 주도한 전략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배 부회장과 마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다. 그룹은 김 부회장 영입 당시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앞세워 DL케미칼을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DL그룹의 사세를 키우기 위해선 △글로벌 마케팅 △M&A △신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LG맨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L그룹은 내수 중심 기업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의 중심축을 건설에서 석유화학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핵심사업인 건설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룹 안팎에선 작년 재계 순위가 19위(자산기준)로 전년보다 한 계단 떨어지자 자칫 20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해 미국 대형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인수한 것처럼 앞으로도 M&A를 앞세운 ‘세계 톱20 석유화학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작년 3월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계열사별 독자경영을 위해 능력이 검증된 LG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