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장대행 "물가 압력 장기화 판단…대응 불가피"(종합)

"올해 물가상승 4% 근접 예상…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아냐"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장 직무대행)은 14일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짐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인상한 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는 의장 대행인 주상영 금통위원이 주재하고, 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 간담회에도 주 위원이 주재했다.

주 위원은 금리 인상 결정 배경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 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총재 공석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주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의 높은 흐름을 보이면서 연간 상승률도 2월 전망 때 한은이 내놓은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물가와 성장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은 "금통위 의견이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해졌다"며 "물가를 보면 (금리를) 좀 더 높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동시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은 물가 상방 리스크에 좀 더 중점 둘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물가 상방 위험뿐만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진입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4% 정도로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성장률이 2% 중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 정도로 성장을 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긴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은 또 "경제 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특히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도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다 보니 그런 긍정적인 요인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와의 사전 의사소통 여부에 대해선 "상견례 차원에서 간단한 차담회 정도는 했지만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전혀 얘기를 나눈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